열린우리당내 최대 계파이자‘당권파’인 ‘바른정치의원모임’의 행보가빨라지고 있다. 잠잠하던 이들이 이 달 들어서만 세 차례나 모임을 갖는 등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천(천정배)ㆍ신(신기남)ㆍ정(정동영)’계로 불리는 바른정치모임은 5일과 16, 17일 연이어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한꺼번에 모이면 정치적오해를 받을까 봐 모임 회장인 이강래 의원이 38명 회원을 세 그룹으로 나눠 만났다.
이 의원은 “너무 소원했기 때문에 친목을 다지는 차원에서 모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번 회동에서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월 1회 정례모임을 갖기로 했으며 운영위도 만들기로 했다. 결속을 다지고체계적으로 모임을 꾸려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이면에는 내년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파의 고민이 숨어있다. 무엇보다 ‘당권 재창출’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리고있다. 모임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 대표주자를 누구로 내세울 것인가를 놓고 고민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고 털어놓았다.
이 문제로 ‘천ㆍ신ㆍ정’간 미묘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선친의 일본군 복무 파문으로 낙마한 신기남 전 의장이 도전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 모임 차원의 시각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신 전 의장측에서는 “명예회복 차원에서 출마가 필요하다. 당내에서 전국 단위 선거를 두 번이나치러 본 사람이 누가 또 있느냐”고 말하는 등 의지가 강하다.
모임의 실질적 좌장격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측이나 천정배 원내대표측에서는 부정적이다. “실제 의장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데다 ‘당권에만 집착한다’는 괜한 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김혁규 상임중앙위원과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관리형으로서 안정감을 갖춘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이 무난하다”는 등 연대론, 대리인론 등이 나오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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