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승의 달인’ 이원희(23ㆍ마사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가 19일 강원 횡성 실내체육관에서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제42회 대통령배유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결승에서 19세의 기대주 김재범(용인대)에게 판정패, 정상의 자리를 넘겨줬다.
이원희는 지난해 일본 오사카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최다 연승기록(47연승)을 세우며 우승한데 이어 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한 판승 행진을 거듭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유도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올림픽 후유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 1회전 경기도중 다친 집게손가락이 회복되지 않아 10월 전국체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또 올림픽 이후 각종 매스컴 인터뷰와 공식 행사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바람에 훈련을 소홀히 한 것도 부진의 원인이 됐다. 최근에는 소속팀 마사회 감독과 코치가 선수단비 유용으로 경질되는 악재까지 겹쳐 마음고생을해야 했고, 대회 직전에는 연습을 하다가 오른쪽 발등까지 다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원희는 이번 대회 8강전에서도 석정수(한국체대)에게 절반을 먼저 빼앗긴 뒤 지도 1개와 종료 17초를 남기고 어깨메치기 절반 기술을 성공시켜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다.
이원희는 결승에서도 올해 세계청소년대회 챔피언인 김재범을 맞아 올림픽 때 보여준 전광석화 같은 업어치기등 주특기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시종 상대에 끌려 다니며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지도 3개를 내주며 분패, 체면을 구겼다.
이원희는 “올림픽 때 당한 오른손 집게 손가락 골절과 대회직전 발등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며 “부상 부위를 잘 치료하고 정상적인 훈련을 해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2월 파리오픈과 독일오픈 등 유럽투어 출전 자격을 얻은 김재범은 "이원희 선배를 꺾고 우승해 너무 기쁘다. 이원희 선배처럼 연승행진을 하고 내년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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