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를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의 기업 예찬론이 날이 갈수록 진해지고 있다.노 대통령은 1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한국 경제를 성장시켜온 것은 우리 기업의 애국심과 확실한 국적 의식이었다"고 말했다. 전날 한ㆍ브라질 정상회담에서 '군림하지 않는 한국 기업'을 홍보한데 이어 이날은 애국심과 국적 의식을 찬양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기업도 독재 시절엔 권력과 결탁, 특혜를 받았고 노동자를 탄압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 기업은 이익을 모두 한국에 다시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은 금을 사서 어디에 감추지도 않았고 해외 친척 집에 숨기지도 않았으며 비밀 계좌를 두지도 않고 전부 국내에 재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은 국내 무대가 좁아서 해외로 나가는데 이는 도피가 아니라 도전"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이어 농담조로 "해외에서 우리 기업들과 동포들이 성공한 모습을 보면 '대통령이 좀 시원찮아도 우리 국민이 충분히 잘 해내겠다'는 믿음이 생긴다"면서 "물론 제가 시원찮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그는 특히 "실책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큰 사고 안쳤으면 하는 생각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의 실수와 실책들을 보았으므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의 거듭된 기업 예찬으로 '재벌은 정경유착의 산물'이라는 부정적 기업관이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관이 갑자기 바뀐 게 아니라 우리 기업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파울루=김광덕기자 kdkim@hk.co.kr
이해찬 국무총리는 18일 고려대 노동대학원 총교우회 초청으로 열린 ‘참여정부 2기 내각의 국정운영 방향’ 특강에서 “1조 이상 번 기업이 10곳에 이를 정도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기업이 법인세를 인하해달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대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고급 인력과 기술에 대한 개발에 소홀했던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이투자 부진의 이유를 법인세 등 정부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 총리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내수가 대부분 분야에서 20~30%씩 감소해 실제 피부로는 반 토막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진단한 뒤 “대통령이나 나나 경기 부양책을 쓰는 것은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다음 정부에고스란히 위기를 떠넘기는 것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어 “외국자본과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지 않으면 (사회가)무너진다”며 “경쟁에서 불리한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볼 수 있지만국가가 하위 10~20%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과 시스템을 만들어 주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리는 “표현의 자유를 이 정도로 보장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유일할 것”이라며 “언론자유를 더 이상 어떻게 보장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총리는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서면 각종 요구와 권리가 빗발치는 것이 관행”이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 수준을 보면 3만 달러 수준의 국가에서 나오는 요구들”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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