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현직 대학총장으로는 처음으로 고정적으로 강의에 서게 된다.정 총장은 18일 “내년 1학기에 신입생을 대상으로 신설되는 ‘프레시맨 세미나(Freshman Seminar)’ 중 한 과목을 맡기로 하고, 학교측에 강의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내년부터 도입하는 프레시맨 세미나는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강인원 10명 안팎의 소규모 강의로 미국 대학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 교수와 신입생이 얼굴을 마주하며 학업과 진로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면접식 강의가 특징이다.
과목은 의학계열 과목을 제외한 67개로 학생들은 이 중 하나(1학점)를 선택할 수 있다. 정 총장은 ‘나와 경제학’ 강좌를 맡아 한 학기 동안 매주 1시간 수업한다. 정 총장이 경제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정 총장은 “총장은 고정강의를 맡지 않는다는 인식도 바꾸고 싶고, 총장 임기가 끝나는 2006년 2학기에 강단으로 돌아가기 위해 감(感)을 되살려야 할 것 같아서”라고 동기를 밝혔다.
그는 “총장 취임 직후부터 강의를 하고 싶었지만 튄다는 소리를 들을까 망설였다”면서 “주변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주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소규모 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만큼 학생들과 깊게 교류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측은 총장 강의의 전례가 없어 강의료 산정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 변창구 교무처장은 “총장은 교수 신분이 아니어서 기껏해야 시간당 2만7,000원(시간강사료)”이라며 “별도의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무료강의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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