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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日-러 북방4도 반환문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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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日-러 북방4도 반환문제 줄다리기

입력
2004.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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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대전 종전 때 옛 소련이 점령한 일본 북방 4개섬(남쿠릴열도)의 반환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일본의 해묵은 공방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리는 ‘비준한 문서’를이행할 것이고 물론 상대도 이행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비준한 문서’란 1956년 평화조약 체결을 전제로 소련이 4개 섬 중 2개 섬을일본에 반환한다고 약속한 공동선언을 가리킨다.

20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러일 정상회담과 내년초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2개만 반환’이라는 마지노선을 미리 그은 것이다.

이에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6일 “2개 반환은이미 기정사실이었다”며 “4개섬의 귀속을 명확히 한 뒤가 아니면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반환하겠다는 2개섬은 지리적으로 쿠릴열도가 아닌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부속 도서에 가깝고, 연합국이 소련의 대일 참전 대가로 허용했던 점령대상지도 아니다.

일본측은 또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당시 총리와의 회담에서 채택한 도쿄선언에서 “영토문제의 존재를 인정했고 4개섬 귀속을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포괄적 합의를 했다”고 반박한다.

러시아는 이 문제를 빨리 해결짓고 낙후한 극동지역에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고 싶어한다. 사할린, 시베리아의 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 일본에도 조속한 해결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한때 양국의 식자들 사이에는 2개섬 우선 반환 후 남은 2개 섬을 공동개발하며, 장기적으로 추가 반환을 논의하자는 타협적 의견도 나왔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2개섬 반환’ 발언이후 오히려 러시아 언론과 야당이 벌집 쑤신 듯 결사반대를 부르짖고 있다. 마치 영토를 생짜로 빼앗기는 듯한 분위기이다. 일본측도 ‘4개섬 반환’이라는 입장에서 한치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인들에게는 가족과 선조의 무덤이 있는 4개섬에 대해 실향민의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외교에서 상대국보다 국내 여론이 때로는 더 무서운 적일 수도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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