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가족시청시간대에 살아있는 물고기의 살점을 발라낸 뒤 수족관에 넣어 헤엄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잔인한 실험 영상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TV특종 놀라운 세상’(연출 김용석ㆍ화 오후 7시20분)은 16일 방송된 ‘신(新) 기인열전’ 코너에서 뼈만 남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제보 동영상 내용의 사실여부를 직접 확인해본다며 일식조리사 등을 동원해 살아있는 생선을 회 뜬 뒤, 수족관에 넣는 실험을 10분 가까이 내보냈다.
25년 경력의 일식 주방장이 실험을 성공시키자 “유연한 저 목놀림, 360도 회전까지 하며 여유롭게 빠져나가는 물고기” 등 친절한(?) 해설까지 곁들여 피 흘리며 헤엄치는 물고기를 비추었고, 방청객의 “우와~”하는 탄성과 깔깔대는 웃음소리까지 삽입했다. 진행자는 “불쌍하다고 생각할 만큼 충격적인 장면도 있었지만, 회 좋아하는 분들은 싱싱하다며 입맛을 다시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 직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비난 글이 수백 건 올랐다. 고나현씨는 “함께 TV를 보던 두살배기 딸이 ‘엄마, 저게 뭐야’라고 자꾸 물어 눈을 가려버렸다”고 했고, 이경진씨는 “온 가족이 함께 보다 채널을 돌렸다.
참 대단한 특종이다”라고 질타했다. 외주제작인 이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MBC 전배균 차장은 “요리사의 실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고, 제작진은 17일 오후 인터넷 게시판에 “혐오스러움과 불편함을 느낀 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는 글을 띄웠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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