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간디의 신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간디의 신발

입력
2004.11.18 00:00
0 0

간디가 어디로 여행을 할 때다. 출발하는 기차에 오를 때 그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폼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를 전송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얼른 신발을 주워 기차 안으로 던지면 되었을 것이다. 일행 모두 함께 기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기차가 움직이고 있어 내려서 주울 수도없었다.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을 벗어 먼저 신발이 떨어진 곳으로 던졌다.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로 나누어진 신발 한 짝은 누구에게나 쓸모가 없지요. 그렇지만 저렇게 두 짝이 되면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게 되지요. 가난한 사람이 줍는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요.”

젊은시절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간디의 순간적인 기지에 무릎을 쳤다. 보통사람들로서는 금방 그런 생각을 해낼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뒤늦게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해도 그때는 이미 기차가 역을 멀리 떠나온 다음일 것이다.

얼마 전 그 이야기를 다시 읽곤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젊은시절에 내가 찬탄해 마지 않았던‘순간적 기지’가 아니라 평소 다른 사람에 대해 습관처럼 몸에 밴 배려인 것이었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