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전국 91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가족과 친지들의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갔고, 재학생 후배들은 시험장 주변 곳곳에서 이색 응원을 통해 선배들의 고득점을 기원했다.서울 여의도고에서는 국악예고 학생 20여명이 피리와 대금을 동원한 판소리 응원전을 폈으며, 최근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수능 대박송’작곡가인 김기훈(36)씨는 동료직원 10여명과 함께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불렀다. 언남고 세화여고 학생들은 ‘오늘로 끝내자. 찍은 것 다 맞춰라’ ‘한 문제를 더 풀면 인생이 바뀐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선배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차와 초콜릿 등을 건넸다.
예년에 비해 학부모들은 줄어든 편이었지만 성경이나 불경 등을 들고 교문앞에서 기도하는 어머니와 초조한 마음에 줄담배를 피우는 아버지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뇌성마비 수험생 38명이 시험을 치른 서울경운학교는 수험생들을 태운 차를 교문 안까지 진입해 주차하도록 배려했고 교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로 시험장까지 불편없이 이동했다. 학교 측은 문제를 읽어주는 ‘대독실’을 운영했으며 답안 표기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대리로 표시해주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전국 시험장에 중도 포기한 학생들을 위한 대기실을 설치해 각 교시별로 미응시자들을 관리하다 시험종료 후 귀가시켰다. 서울 경기고에서는 남성 5인조 댄스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18)군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모습을 보이자 30여명의 여학생 팬들이 몰려 한때 혼잡을 빚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날 경찰차량을 동원해 수험생들을 실어 나르는 등의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인천지역 구모(18)군은 자신의 시험장인 계양고교를 계산고교로 알고 잘못 왔다가 순찰차로 타고 무사히 시험장을 찾아갔다. 이모(18)군도 인천고를 인천기계공고로 착각해 애를 태우다 112순찰차를 타고 인천고로 찾아갔으며, 경기여고를 경기고로 착각했던 서울지역 이모(18)양도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고사장에 입실했다. 또 새벽에 머리를 다쳐 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아버지를 간호하던 수험생 박모(20ㆍ경북 청도군 이서면)군도 경찰차로 병원에서 바로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수능의 최고령 응시자는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진학을 꿈꾸는 부산지역의 곽계수(71) 할머니였고 최연소 응시자는 고졸검정고시를 통과한 부산지역의 손명배(13)군으로 밝혀졌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 조윤정기자 yjcho@hk.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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