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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조사, 차기 대통령감 고건 1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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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조사, 차기 대통령감 고건 1위 왜?

입력
200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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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기 대통령감을 꼽는 여론조사를 보면 예외없이 고건(67) 전 총리가 맨 앞이다. 정치와 담을 쌓은 채 칩거하는, 측근의 말대로 ‘가만히 있을 뿐인’그를 차기 대선후보 중 1순위로 선택하는 민심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5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그의 일상은 평범하다. 대학로 연구실에 매일 출근, 책을 보고 지인을 만나는 정도다. 일견 대권은 물론 정치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행보다. 뒷말을 낳을까 인터뷰는 물론 여의도나 광화문에선 약속도 잘 잡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지도는 계속 오르고 있다. 금주만 해도 ㈜아이클릭(16일), 21세기R&S(15일)가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각각 23.5%, 30.3%의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뉴스메이커가 국회의원,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고 전 총리는 여권 후보 중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고건을 사랑하는 모임(고사모)’ 등 자발적인 지지모임만 10개를 넘어섰다.

이해찬 총리,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복지부 장관 등 ‘여당 빅3’나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야당 빅3’까지 정치권의 내로라 하는 대권주자 모두 지지도에서 한 참 뒤쳐져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정치 불안이 심화하면서 장관 서울시장 총리 등을 거친 경륜과 안정감을 주는 고 전 총리에 대해 국민기대가 쏠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정치적 상황에서 답을 찾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실장은 “고 전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적극적 지지라기보다는 반(反) 정치인 정서가 투영된 것”이라며 “안정된 행정가의 이미지가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스타일과 대비돼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본부장도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 행정수도 파문, 경제난 등에 대한 실망감이 정치권 밖의 고 전 총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정치혐오증에 따른 버블적 성격이 짙어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사회가 워낙 불안하다 보니 국민들이 고 전 총리를 심리적 도피처로 선택하는 것”이라며 “여야는 ‘고건 신드롬’을 정치권에 대한 국민정서의 탄핵으로 알고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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