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5선인 강재섭 의원의 최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지난해 6월 당 대표경선 낙선 이후 ‘조용히’ 지내왔던 강 의원은 15일경희대 언론대학원 주최 특강을 통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것을 시작으로 강연정치에 나섰고, 얼마 전엔 개인 사무실을 오픈하고 특보진도 충원했다. 자문 교수단 등 대외 인사 접촉도 부쩍 활발해졌고, 틈만 나면 의원들과 만난다고 한다.
강 의원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는 당내 차기 대권구도를 얘기할 때 그가 아직 ‘꺼진 불’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움직임은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기존 3룡의 틈을 비집고 대권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발돋움으로 받아들여 진다.
본인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향후 행보에 대해 “골프로 치자면 백 스윙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임팩트가 중요하다”며결정적 시기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의원직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도 자주 한다.
강 의원은 당 안팎에서 ‘영원한 대권 꿈나무’라는 평을 간혹 듣는다. “재목(材木)은 되는 데 여전히 미완(未完)”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번엔, 즉 차기 대선이 실시될 2007년 이전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더 이상 명예롭지 않은 이 꼬리 표를 벗어 버리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당내엔 그를 지지해주는 의원이 현재로선 손 꼽히는 정도다. 지역적 기반이 겹치는 박 대표라는 산도 가로 놓여있다.
때문에 측근들 사이에선 지도부와 분명한 각을 세우며 비주류 행보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내년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출마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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