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어제 사임의사를 밝힌 콜린 파월 국무장관 후임에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기용키로 했다고 한다.미 행정부 내에서 강경파에 맞서 온건합리주의 목소리로 균형을 잡아온 파월 장관 대신 강성 이미지의 라이스 보좌관이 미국의 외교 사령탑을 맡게 된 것은 부시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로 라이스 보좌관의 국무장관 기용이 부시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더욱 일방주의적이고 강경일변도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라이스 보좌관이 그 동안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에서 강경파 편에 기운 조정을 하긴 했지만 실용주의적 보수주의자여서 공화당의 전통인 국제 협력주의에 입각한 대외정책을 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온건 합리성향의 인사 대신 강경성향의 인사들로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이 짜여진다면 지난번 미 대선에서 확인된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와 맞물려 미국의 대외정책이 걷잡을 수 없이 강경일변도로 치달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걱정스럽다.
그 동안 북한 핵 문제를 담당하면서 우리 정부와 호흡을 맞춰왔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제임스 켈리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파월장관과 함께 동반 퇴진할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외교진용이 바뀌었다고 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한미간에 강ㆍ온 시각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새로운 외교안보팀에 대한 우리 정부의 치밀하고 정교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때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 해결과정에서 무력사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 미국의 새 외교안보팀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면밀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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