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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카오락·시밀란 - 시리도록 푸른,원시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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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카오락·시밀란 - 시리도록 푸른,원시의 바다

입력
2004.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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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밀란군도의 본섬인 8번섬. 파우더 같은 백사장과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카오락은 태국 최대의 관광지 푸켓의 북쪽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한국인에게는 여전히 낯선 땅으로 남아있다. 푸켓의 지명도가 높아 카오락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어서였다. 이렇다 할 숙박시설이나 즐길 거리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었다.

미지의 세계에 가깝던 카오락이 깨어나고 있다. 배낭여행족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정도가 자리를 채웠던 해변가에 대규모 리조트들이 생겨나고, 규모는 작지만 정갈한 태국전통음식을 취급하는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푸켓을 대체할 새로운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오락 개발붐의 중심에는 시밀란 군도(群島)가 있다. 카오락과 비슷한 시기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시밀란(Similan)은 말레이어로 9를 뜻하는 단어. 카오락 서쪽 45㎞지점에 모여있는 크고 작은 섬 9개를 일컫는다.

푸켓에서 100㎞거리. 배를 타고 3~4시간을 달려야 겨우 도착할 수 있지만 카오락에서는 1시간 남짓이면 가능하다. 시밀란 군도를 조금이라도 가까이 하고픈 여행객들은 이제 푸켓이 아닌 카오락으로 향하고 있다.

시밀란군도는 계절적으로 건기에 접어드는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만 방문이 가능하다. 나머지 기간에는 파도가 높아 섬에 접근할 수 없다.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용하지 않다 보니 때묻지 않은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다.

바다 밑은 200여 종의 산호와 열대어 군락이다. 세계 10대 다이빙 명소로 알려져 있다. 무거운 장비가 없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만으로도 시밀란 군도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른 아침 카오락 타플라무선착장은 시밀란으로 향하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부두 한쪽은 연근해에서 밤새 잡은 생선을 부리는 어부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10명 남짓 탈 수 있는 스피드보트에 몸을 싣고 부두를 출발했다. 아침 안개가 살포시 덮인 카오락이 시야에서 멀어지는 만큼, 시밀란 군도는 가까이 다가온다. 햇살은 따갑지만 건기의 쾌적한 바람이 금세 더위를 식혀준다.

얼마를 달렸을까. 단단한 화강암으로 뒤덮인 섬이 눈앞에 다가온다.

왼쪽으로 8번 섬 시밀란섬, 오른쪽에 9번 섬 방구섬(Bangu Island)이다. 명성에 비해 섬 전경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한국의 서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인도와 다를 게 없다. 과장된 명성은 아닐까 걱정이 앞설 즘, 9번 섬 앞 크리스마스 포인트에 보트가 정박한다. 첫번째 스노클링 포인트이다. 수경과 오리발을 끼고 물속에 뛰어들었다.

수심이 제법 깊다. 5m가 족히 넘는다. 크리스털 빛 물속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자그마한 열대어들이 떼지어 열병식을 벌이고 있다. 강렬한 햇살이 물을 뚫고 들어와 물속을 훤히 비친다. 눈이 부시다. 뭐든지 베어버릴 듯 날이 선 산호 속을 유영할 때는 현기증까지 날 지경이다.

8번 섬은 시밀란 관광의 하이라이트. 파도가 잔잔해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백사장에 정박한다. 코발트, 에메랄드, ㈇?뵀?등 열대바다의 물빛을 표현하는 방법이 많지만 이 곳의 물빛은 아이스블루라고 부른다.

얼음처럼 투명하면서도 푸른 까닭이다. 백사장은 마치 고운 파우더를 뿌려놓은 듯하다. 섬 안의 숙박시설이라고는 고작 텐트 몇 동이 전부. 1년 중 개방되는 시기도 적어 사람의 때가 덜 탄 덕에 백사장과 물의 상태는 태국의 수많은 해안에서도 최상급이다. 섬 오른쪽 언덕에는 요트의 돛처럼 생긴 화강암바위 하나가 눈길을 잡아 끈다.

세일링 락(sailing rock)이다. 산책로를 따라 15분 가량 오르면 바위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곳에서 보는 흰 백사장과 푸른 바다의 조화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7번 파유섬(Payu Island)은 시밀란 군도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바다 속 풍광을 자랑한다. 에덴의 동쪽이라는 이름의 스노클링포인트에는 영지버섯모양의 산호를 비롯, 다양한 형상의 산호들이 빼곡하다.

자맥질을 하면서 산호를 즐기는 사이 바다거북 한 마리가 휙 지나간다. 장난기가 발동, 잡으려고 뒤따라 가는데 바닷속이 시커매진다. 바닥이 갑자기 깊어진 것이다. 화들짝 놀라 다시 돌아오는 내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4번 미양섬(Miang Island)은 태국 왕실의 별장이 있는 곳. 방갈로 형태의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고, 취사가 가능한 텐트시설도 마련돼있다. 태국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와 경찰서 등 치안시설도 있다.

섬 끝자락에는 갓 허물을 벗은 게들이 인기척에 놀라 바위틈으로 숨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갯메꽃이 백사장 한 쪽에 활짝 피어 정감을 더한다.

1 ,2, 3번 섬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카오락으로 향한다. 섬에서 멀어질수록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섬의 모습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카오락(태국)=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푸켓 100배 즐기기

푸켓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유명 관광지이다. 지금도 수많은 여행객들이 푸켓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다시 찾고 있다. 하지만 푸켓을 여행한 한국 여행객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여행사에서 취급하는 저가 패키지상품을 이용했다면 안 좋은 인상은 더욱 커진다.

수박 겉핥기식 투어, 강요된 쇼핑과 맛없는 음식이 일정 내내 여행객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푸켓이 한국인에게 알려진 것은 10년이 지났지만 여행 패턴은 여전히 구태을 답습하고 있다.

가이드의 깃발아래 헤쳐 모이는 여행, 이제 푸켓에서만은 떨쳐버릴 때가 됐다. 다행이 개별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단체여행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푸켓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소개한다.

▲ 명소방문

카타비치 해변도로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단정하게 정돈된 전망대가 나온다.

뷰포인트(View Point)라는 곳이다. 푸켓의 대표적인 해변인 카론비치, 카타비치, 카타노이비치 등 3개의 해변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푸켓에 자유여행을 왔다면 반드시 가 보아야 할 명소 중 하나이다.

해질녘이 되면 푸켓 현지 젊은이들은 섬 서남단에 위치한 프롬텝(Prom Thep)으로 향한다.

해지는 언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곳은 미얀마에서 시작,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으로 이어지는 1,200㎞ 길이의 안다만해 일몰 중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푸켓이 휴양지이기는 하지만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불교유적을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는 아쉽다.

푸켓 최대의 불교사원인 왓찰롱(Wat Chalong)은 태국 방콕의 사원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한국과는 또 다른 불교를 계승하는 태국의 이색적인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시내인 푸켓타운과 가까워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원이기도 하다.

▲ 해변순례

푸켓의 남단에 위치한 나이한해변 전경.

푸켓은 서해안을 따라 12개의 크고 작은 해변이 조성돼있다. 대부분 고급 숙박시설이 해변을 끼고 들어서있다. 반면 패키지여행객은 푸켓의 해변을 구경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체류일정이 2~3일에 불과한데다, 아침 일찍 시작, 밤늦게 끝나는 단체여행의 특성 때문이다. 파통, 카론, 카타 등 3개 해변은 질 좋은 모래와 넓은 백사장을 갖춘 푸켓의 대표적인 해변.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과 현지인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제트스키, 패러세일링과 태국의 전통마사지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현지인과 직접 가격 흥정을 벌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 쇼핑

푸켓 최대의 쇼핑센터 센트럴 페스티벌.

푸켓에서의 쇼핑은 대부분 푸켓타운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최근 문을 연 푸켓 최대의 쇼핑센터 센트럴 페스티벌는 스타벅스, 피자헛, KFC 등 낯익은 푸드센터에서 짐톰슨, 나이키 등 유명한 의류매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갖춰 여행객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로빈슨백화점, 오션쇼핑몰, 로터스, 빅C, 나라야 등도 관광객이 자주 찾는 인기 쇼핑공간이다.

‘VAT Refund for Tourists’라고 적힌 매장에서 5,000바트(15만원상당)이상 물건을 구입하면 구매금액의 3% 가량을 공항에서 돌려 받는 부과세 환급제도도 시행하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쇼핑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인근지역 투어

푸켓을 찾는 여행객이 가장 만족하는 여행은 푸켓 인근에 위치한 피피섬과 팡아만 투어이다. 대부분 한국 단체관광객은 이 두 곳을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여행방법에 따라 만족도는 극과 극이다.

피피섬은 피피돈과 피피레 등 2개의 섬으로 이뤄져獵? 대부분 여행은 피피돈의 선착장인 톤사이베이 인근을 보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피피섬의 매력은 피피레섬에 있다.

특히 영화 ‘더 비치’와 ‘컷스로트 아일랜드’를 촬영한 피피레섬의 마야베이는 바다에서 직각으로 솟아오른 석회암 절벽이 주는 빼어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팡아만은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를 촬영한 제임스본드섬을 품은 곳. 바다에 불쑥 솟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섬들이 중국의 계림이나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연상케 한다. 일반 배를 타고 투어를 하는 것도 좋지만 카약을 타고 섬 사이에 은밀하게 숨어있는 동굴을 드나드는 재미가 곁들여져야 제대로 된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푸켓=글ㆍ사진 한창만기자

■카오락 가려면

카오락은 태국 본토의 동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태국 최대의 섬인 푸켓과는 사라신다리로 연결돼있다. 푸켓공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내의 거리이다.

공항이 섬 북쪽에 있어 공항에서 푸켓 시내나 해변으로 가는 시간과 카오락으로 가는 시간이 비슷하다. 카오락은 사라신다리를 지나면 만나는 카오락비치를 시작으로, 낭통비치, 방니앙비치를 거쳐 방삭비치에 이르는 길이 20㎞의 해변일대를 일컫는다.

해변의 모래는 푸켓의 해변과 비슷해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4, 5년 전 시밀란섬으로 가려는 북유럽 여행객을 대상으로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기 시작했으나 푸켓의 숙박시설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카오락의 숙박시설도 점차 고급화하는 추세. 최근 방삭비치 앞에 문을 연 르 메르디앙 카오락리조트는 카오락 일대 숙박문화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호비캣, 카약,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어린이를 위한 펭귄클럽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고, 해안가에 자리잡은 넓은 수영장은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 르 메르디앙리조트 주변에 이와 유사한 리조트가 여럿 생겨나면서 카오락은 단순히 시밀란섬으로 가는 교두보에서 체류형 휴양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11월부터 건기에 접어들면서 푸켓행 항공편도 늘어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일주일에 5차례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푸켓 도착이 밤 늦은 시각이라는 것이 단점. 인천에서 오전에 방콕행 항공편을 거쳐 푸켓으로 들어가면 해지기 전에 카오락에 도착할 수 있다.

한국과의 시차는 2시간. 한국이 낮 12시라면 태국은 오전 10시이다. 화폐단위는 바트. 1바트는 한화 30원가량. 푸켓과 카오락은 11월부터 건기에 접어든다.

바람이 내륙에서 바다로 불기 때문에 파도가 잔잔해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날씨가 좋아 이 때부터 성수기가 시작돼 숙박비와 항공료가 인상된다.

인천공항에서 방콕까지 비행시간은 5시간 30분, 방콕에서 푸켓까지는 1시간10분 소요된다. 인천에서 푸켓까지 직항편은 6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가야여행사는 방콕을 경유하는 타이항공편을 이용, 르 메르디앙 카오락리조트에서 숙박하면서 카오락 일대를 관광하는 3박5일짜리 허니문상품을 146만9,000원, 가족상품은 99만5,000원에 내놓았다. (02)536-4200. www.kaya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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