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 소송’으로 알려진 경부고속철 경남 천성산 구간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조정안이 15일 제시됐지만 환경단체들이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원만한 사태해결이 어렵게 됐다.16일 도롱뇽소송 시민행동과 도롱뇽의 친구들 등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공사 재개와 동시에 6개월간의 환경조사를 실시하자는 법원 조정안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친 결과 환경조사와 터널공사를 병행하는 것은 철도시설공단의 기존 주장과 다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롱뇽소송 시민행동 관계자는 “법원 감정인단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사가 계속된다면 승소한다 하더라도 공사로 인해 천성산이 상당히 파괴된 후이므로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공사 중지라는 소송의 취지에도 맞지않기 때문에 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17일 오전 부산고등법원 앞에서 법원 조정안에 대한 세부입장을 밝히고 단식재개 등 공사저지 운동을 지속적으로 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원 조정안을 거부한 환경단체들이 그 동안의 심문결과와 환경부의 단독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한 법원의 최종판결(29일 예정)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도룡농 소송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부산고법은 공사를 재개하되 감정인단을 구성, 6개월 동안 지질검사 등을 통한 터널공사의 안전성과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 무제치늪 등 천성산 고산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 법원의 최종조정을 받는다는 중간 조정안을 제시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일단 법원 조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건교부 등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18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철도공단측은 “공단 중단에 따른 막대한 피해와 국가경제의 경쟁력 저하 등을 고려할 때 재판 결과에 반드시 승복해야 할 것”이라며 “3개의 터널이 지나가는 남산이나 이미 건설된 경부고속철 운주ㆍ황학터널의 생태계가 잘 보전된 점으로 볼 때 환경단체의 우려는 근거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부산 경부고속철도의 구간 중 13공구에 시행될 원효터널 공사(13.5km) 시행과 관련, 환경단체들이 반대운동을 벌이면서 지난해 10월 도롱뇽을 원고로 한 공사착공금지신청을 내면서 환경분쟁의 대명사로 주목을 받았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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