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미 중국의 속국이 아닌 독립 국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 네번째로 큰 무역파트너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15일 타이베이(台北) 무역센터에서 열린 해외기업 투자유치 행사에 참석한 허메이유에(何美 王+月ㆍ53) 대만 경제부 장관은 중국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기업을 비롯, 전세계 기업들에게 대만은 고도의 기술력과 풍부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해외 전진 기지임을 강조했다.
허장관은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은 경제혁신 측면에서 세계 4위(한국 29위)를 차지했다. 과감한 세제감면과 열린 행정운영 등 대만 정부의 대(對)기업 정책은 어느 국가보다 협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중심의 뛰어난 기술력, 높은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노동력, 효율적인 대(對)중국 간접투자 효과 등을 대만투자의 장점으로 꼽았다.
대만 경제부 수장 중 ‘여성 1호’인 그는 “중국 IT산업의 60%를 대만 기업이 이끌어가고 있을 정도로 중국 내 대만의 경제적 위치는 확고하다”며 “‘대만 독립’ 목소리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정치적인 부분에 국한될 뿐 경제적으로는 이미 상호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선 다소 우려를 나타냈다. TV를 통해 한국의 인기 연속극 ‘대장금’을 즐겨 보고 있다는 그는 “현재 대만의 대(對) 한국 수출은 연간 45억7,400만 달러 인 반면, 한국의 대(對) 대만 수출은 86억8,800만 달러로 심각한 무역역조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불균형을 바로잡아가기 위해 유망 수출상품의 한국시장 마케팅 작업을 강화하도록 기업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타이중(台中) 부근 차이현에서 태어나 국립 타이완대를 졸업하고 정치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한 허장관은 30여 년간 줄곧 경제부에서 근무해온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출신. 올해 5월 여성으로서는 처음 대만 경제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타이베이=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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