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상스포츠 '경정'에도 우먼파워 "모터보트로 남자들 추월 재미 쏠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상스포츠 '경정'에도 우먼파워 "모터보트로 남자들 추월 재미 쏠쏠"

입력
2004.11.17 00:00
0 0

“남자들과 경쟁하는 재미가 쏠쏠해요.”주부 경정 레이서인 허명옥(26)씨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허씨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어 좋다”며 “경험만 쌓는다면 남자선수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장담한다.

격렬한 수상스포츠인 경정(競艇)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운영본부 제3기 여자경정 선수 20명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지난해 한해 동안 하루 8시간씩 지옥 훈련을 거쳐 어엿한 레이서로 거듭났다. 모터보트 프로펠러조차 뚫지 못하는 방탄 바지, 물에 뜨고 몸의 앞뒤를 보호하는 조끼와 헬멧 등 4㎏에 달하는 훈련복을 입고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땀을 흘렸다.

고된 훈련 덕인지 여성선수들이 요즘 괄목할만한 기록을 내고 있다. 운영본부의 허정석 대리는 “남자선수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여자 레이서들의 매 경기 1~3위 입상 확률이 평균 20%에 이른다”며 “여성 레이서는 몸이 가벼워 보트를 급회전하기가 좋은 데다 특유의 섬세한 운전감각까지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여성 레이서들의 경력은 경정만큼이나 뜨거우면서도 서늘하다. 연장자인 김희자(32)씨는 서울 가락동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던 무명가수 출신. 라이브카페가 몰려있는 미사리로 일터를 옮기려다 레이서 모집광고를 보고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노래를 쉽게 포기할 수 없어 많이 망설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스피드와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모터보트에 몸을 싣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경기 하남 출신인 박수진(24) 레이서는 강원랜드 카지노 딜러로 일했다. 이웃집 아저씨로부터 “지역주민의 긍지를 갖고 한번 도전해보라”는 말을 듣고 경정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미라(26)씨는 과거 의상디자이너였고, 이정선(25)씨는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마라토너. 이밖에 조정 국가대표와 사이클 선수 출신 등 경력이 다채롭다.

여성 레이서의 경정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다. “경정이 이웃나라 일본처럼 할아버지가 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며 “결혼 후에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사진=배우한기자

● 경정 즐기기

경정은 6명의 레이서가 모터보트(최대 시속 80㎞)를 타고 길이 600m의 수상트랙을 3바퀴 돌며 속도 경쟁을 벌이는 레포츠. 여자선수 20명을 포함해 100여명의 선수가 혼성경기를 벌이고 있다.

경기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주관으로 경기 하남의 미사리조정경기장에서 수ㆍ목 이틀간 열린다. 경주 참여방법은 단승식(1위 적중), 연승식(1,2위중 1명 적중), 복승식(1,2위 순서없이 적중) 등이 있다. 베팅금액은 최저 100원, 최대 5만원. 지난해 경정은 입장객 120만명에 매출 규모는 3,500억원으로 경마나 경륜이 비해 작지만 성장속도만큼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