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물의를 일으킨 경찰관이 근무 시간에 만취한 상태에서 글을 쓴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수사2계 소속 이모(47) 경사가 지난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9월24일 오후에 혼자 당직 근무를 서면서 미리 준비해온 막걸리를 마시고 인터넷에 글을 띄웠다고 16일 밝혔다.
이 경사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이용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명예훼손)로 이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이득홍 부장검사)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영등포서는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이 경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금명간 파면 조치할 방침이다.
1982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한 이 경사는 1997년 4ㆍ19 집회 상황 대비 유공으로 경찰청장 표창을 받는 등 그간 20여차례 표창을 받은 유능한 경찰이었으나 순간의 실수로 쌓아온 공적이 물거품이 됐다.
한편 동료 경찰관은 물론 일반 시민 및 네티즌들은 이 경사에 대한 경찰 조치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김모(47ㆍ회사원)씨는 "일반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은 대부분 조사도 안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아무리 경찰 공무원이라도 구속까지 시킨다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도 이 경사에 대한 비판과 동정의 글이 함께 올라오고 있다.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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