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외국 투기자본이 국내 기업을 적대적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또 국내 금융기관을 외국 자본에 매각하는 데 따른 문제점도 논란 대상이 됐다.여야 의원들은 SK㈜가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상선 등 상당수 국내 우량 기업이 외국자본의 공격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경제안보가 위협을 받고, 대기업들은 수출호황으로 급증한 수익을 연구개발(R&D) 투자보다 경영권 방어에 치중하는 등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은 "에너지와 금융 등 국가의 주요부문이 제도적 방어장치 없이 외국자본의 공격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젠 정치공방에서 탈피해 경제안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어 "외국자본의 지배권 취득 또는 경영권 행사를 규제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조사권과 공시권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국내 기업들은 경영 방어권 보장 장치가 미흡해 M&A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차별의결권 도입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도 "외국 자본이 전체 상장회사 주식 시가총액의 43.7%를, 10대 그룹의 지분 50.8%를 차지해 대기업 대부분이 외국인 수중에 넘어가 있다"며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기업이 사상 최저 금리에도 투자에 둔감한 것은 경영권 방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정부가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시중은행을 정체도 알 수 없는 사모펀드와 투기자본에 매각, 외국계 펀드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금융권의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은 재무적 투자자로 국내 기업 경영에 직접적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외국 투기자본의 적대적 M&A에 대비하고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연기금을 적극 활용하고, 실효성 있는 경영권 방어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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