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 있는 사진이라도 사진작가 허락 없이 오려 전시했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곽종훈 부장판사)는 15일 사진작가 이모씨가 자신의 작품사진 달력을 액자로 표구해 복도에 전시한 A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15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달력에서 사진을 분리할 경우 달력의 일부가 아닌 독자적인 사진예술품으로 인식된다"며 "인쇄기술의 발달로 달력 사진과 필름에서 바로 인화한 사진의 구별이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달력 사진을 오려 전시한 것은 새로운 사진작품 전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사진을 날짜·요일과 함께 게재하는 용도로만 허락한 만큼 사진을 오려내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전시한 행위는 허락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한라산, 금강산, 설악산 등 풍경을 찍어 1점당 80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달력 제작업체에 사용을 허가했으나 이 달력을 구입한 병원이 사진을 오려 내 액자에 넣어 복도에 걸어 둔 것을 보고 소송을 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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