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 전고점(860포인트)을 돌파한데 이어 880선도 강하게 돌파했다. 15일 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890포인트에 도달, 올해 4월 이후 가장 높았던 887.45포인트(10월 6일)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탄력이 떨어지며 883.08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 중인 글로벌 증시에 우리 증시도 동조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며 상당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글로벌 증시 연중 최고치 행진 = 세계 증시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하고 있다. 특히 대선과 고유가 등의 악재가 해소되자 미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본격적인 연말 랠리로 돌입한 양상이다.
SK증권 김준기 부장은 "지난 주 ‘너무 올랐다’라는 인식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고용지표와 10월 소매매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각종 지표가 예상을 웃돌아 미 경제의 펀더멘털이 아직 견실하다는 믿음을 주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치는 글로벌 유동성도 세계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악재 해소에 수급도 뒷받침 = 국내 증시를 둘러싼 각종 악재들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도 점차 개선될 조짐이다. 미 대선과 고유가라는 악재 대신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정부 정책, 배당이라는 세 가지 이슈가 상승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이 많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인식될 수도 있으나, 오히려 한국전력과 항공주 등 환율 수혜주의 급반등을 불러일으키며 호재로 작용했다. 7년 만에 환율 1,100원대가 붕괴된 15일에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조선업 등이 1~2% 하락했을 뿐, 전기·전자는 오히려 상승했고, 환율 수혜주인 식품 전력 철강주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와 ‘한국판 뉴딜’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당을 노린 연기금과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 선물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프로그램 매수 유입 등으로 수급 기반도 든든한 편이다.
◆ "상승 추세 내달까지 이어진다" = 이처럼 대내외 여건이 호전되면서 상승 추세가 내달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모건스탠리 박천웅 상무는 이날 한국 증시 보고서에서 "연내 유동성 랠리가 펼쳐지며 종합지수가 9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아 투자자 사이에 글로벌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고 있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주식 시장의 매력을 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900선은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어느 정도 조정을 거친 뒤 960포인트까지도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원화 강세 수혜주도 단기 급등으로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IT주의 ‘키 맞추기 반등’을 노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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