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11월16일 목포항의 조선인 부두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40여 일 동안 계속된 이 파업은 1898년 2월 파업을 시작으로 매년 되풀이된 파업 투쟁의 연장선 위에 있었으나, 반제운동의 성격을 강하게 띠었다는 점에서 그간의 단순한 임금인상 투쟁과는 성격이 달랐다. 부산, 원산, 인천에 이어 1897년 10월 네 번째로 개항한 목포는 당시 전국 최대의 대일(對日) 미곡 수출 항구였다.1903년 파업의 발단은 일자리 알선 대가로 부두노동자들로부터 임금의 10%를 뜯어온 십장들이 그 해 8월 소개비를 20%로 올리며 중간착취자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한 데 있었다. 노동자들이 십장 수취율 인상에 반대하며 십장제 폐지를 요구했음에도 일본인 자본가와 경찰은 십장들을 거들고 나섰고, 이에 따라 11월16일 결행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파업은 조선인 노동자와 일본인 노동자·친일 상인들 사이의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12월14일 일본 군함과 군대가 목포에 들어와 파업 진압에 나섰어도 사태는 잦아들지 않았고, 마침내 조선 정부가 개입해 십장 선임에 노동자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상납금을 재조정한 뒤에야 노동자들은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파업을 주도한 노동자 11명에게는 끝내 체포령이 떨어졌다.
이난영의 노래 ‘목포는 항구다'에서 밋밋한 제목을 취한 김지훈 감독의 코믹액션 영화 ‘목포는 항구다'(2004)를 기자는 매우 유쾌하게 봤다. 폭력조직 우두머리 역을 맡은 차인표씨, 민완형사 역을 맡은 조재현씨, 여자 검사 역을 맡은 송선미씨 모두 브라운관에서보다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관객들의 웃음이 억지스럽지 않을 정도로 시나리오도 깔끔했던 듯하다. 언젠가 목포를 출발지나 종착지로 삼은 로드무비가 나왔으면 좋겠다. 목포는 신의주로 이어지는 1번 국도가 출발하는 곳이다. 그 곳은 한반도의 첫머리자 끝머리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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