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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21일 부산·28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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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21일 부산·28일 서울)

입력
2004.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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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등수는 무슨…. 풀코스를 함께 나눠 뛰며 즐기는 데 의미가 있죠." 아마추어 마라톤 동호인들의 대축제 ‘2004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이 부산(21일)과 서울(28일)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동호인 1,685명이 출전, 늦가을 찬바람을 뚫고 화합과 친목의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63개팀이 늘어난 총 337개팀(서울 258개·부산 79개)이 참가해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동호인 마라톤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개근상 없나요 = 2001년 시작돼 올해로 4회를 맞은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 대회는 어느새 동호인팀의 1년 일정에서 빠져선 안될 중요한 이벤트가 됐다.

"4년전 첫 대회 소식을 들었을 때 풀코스를 여럿이 나눠 달리는 레이스 방식이 특이하고 팀원간 우정과 친목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가 너무 좋아 주저 없이 참가했어요."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 대회는 어느 때부턴가 두원정공마라톤클럽(서울 출전) 회원들이 1년 중 행사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대회가 됐다.

클럽의 주장 이상선(37)씨는 "조금씩 나아지지만 성적은 별 볼일 없어요. 올해도 중간 정도가 목표인데 팀원들이 이제 마라톤 맛을 점점 알아가는 시기라 내년엔 상위권도 넘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3팀을 엮어 참가하는 서울의 순천향대병원팀도 이 대회의 마니아를 자처한다. 이 클럽의 김준수(27)씨는 "1회부터 매 대회 중간순위에 들었는데 올해도 그냥 참가에 의의가 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팀끼리 경쟁하다 보면 좋은 성적도 나오지 않을까요?"라며 은근히 상위권을 기대했다.

◆ 아줌마는 당당하다 = 이번에 출전하는 여성팀은 총 10팀. 찬바람 휙휙 일으키며 앞서가는 남자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뛰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3팀이 나서는 수원마라톤클럽 여성파워의 김은경(36)씨는 "2년전에 혼성팀으로 달렸는데 그때 새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비지땀을 흘리며 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여자 혼자서 풀코스를 완주하기는 힘들지만 여럿이 바통을 주고 받으며 뛰면 부담도 없고 더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수영과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부산의 ‘수달사모팀’의 정인숙(45)씨는 "이 대회에 참가했던 다른 팀이 추천을 했어요. 결과에 욕심은 없지만 이번 출전을 계기로 아이들이 엄마는 더 이상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라며 작지만 큰 희망을 말했다.

◆ 여럿이 하나가 된다 = "쉬엄쉬엄 뛸 겁니다. 구파발에서 임진각까지 멋진 풍경을 만끽하며 달리다 보면 언젠가 결승선에 들어오겠죠." 의정부마라톤클럽G팀(서울 출전)은 모두 형제로 구성돼 있다. 친형제 3명과 사촌 2명이 총출동한 이 팀을 이끄는 류광(47)씨는 "작년엔 혼자 참가했는데 구간도 길지 않고 행사 의미도 좋아 엉덩이 무거운 형제들을 힘들게 설득했다"며 "구파발부터 나눠서 뛰다 임진각에 도착해 하나가 되는 그 과정은 가족의 화목과 세대·계층간 화합, 분단된 이 땅의 통일 등 여러 가지 소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부가 참가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달리는 가족도 많다. 두원정공마라톤클럽의 양승현(43)·조남화(41) 커플이 대표적. 풋내기 마라토너인 남편 양씨는 "아내는 안성지역 마라톤계의 ‘함봉실’(북한 여자 마라토너)이죠. 각종 대회마다 1등을 독식했죠. 요즘엔 인근 천안으로 원정을 가서 입상까지 하니까요"라며 아내 자랑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

◆ 우리 팀 재미있죠 = 부산의 ‘막달리자’ 2개팀은 회원수가 무려 1,600명에 이르는 부산·양주 지역의 거물급 동호회.지난 5월 포항 호미곶에서 열린 ‘울트라 100km 대회’에 단일 동호회로는 전국 최다인원인 19명이 출전하기도 했다. 또한 ‘몸도 건강 믿음도 건강’을 외치며 출전하는 신부와 수사들로 구성된 ‘작은형제’팀과 교인들이 뭉친 ‘목동성당’팀도 눈길을 끈다.

향토특산물 ‘맛나향 고추’를 홍보하기 위해 달린다는 ‘밀양무안면동호회’(부산 출전)의 김성원(41)씨는 "달콤하면서 매운 우리 고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우리 고추의 매운맛뿐만 아니라 농부들의 매운맛도 도시인들에게 보여 주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대회의 최연소자인 올해 10살의 최혜인(서남사랑)양과 최고령 선수인 66살 김형철(다이아몬드)씨는 서울에서 달린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부산 구간

부산시청에서 김해 삼계초등학교에 이르는 31.9km. 5개 소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구간 1.4km 지점인 주례역과 3구간 출발점 모라 사이 5km구간에 있는 급경사만 제외하면 평이한 코스다. 가장 긴 코스는 부산시청과 개금을 잇는 6.7km의 1소구간. 모라~평강동의 3소구간은 6km로 가장 짧다. 소구간 평균거리는 6.38km. 구간 내내 3,4차로를 달려야 하지만 3소구간 구포대교에서는 1차로에서 뛰어야 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 구간

구파발에서 임진각까지 총 37.4km. 1소구간 구파발~벽제(7.7km)와 3소구간 봉일천~월롱(8.4km)을 제외하면 평탄하다. 1소구간 2.4km 지점인 삼송리 검문소부터 오르막과 내리막이 2km가량 있고 3소구간 마지막 지점에 다시 오르막이 있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5개 소구간 중 3소구간이 가장 길고, 4소구간 월롱~문산(6.2km)이 가장 짧다. 소구간 평균거리 7.8km. 출발은 차로에서 하며 삼송리 검문소부터는 보도 인접 차로에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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