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고립감을 떨쳐버리고 개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패션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나이 들수록 패션감각을 잃지않아야 건강하고 밝은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은퇴자협회(KARP·회장 주명룡)가 ‘노년의 색- 장·노년도 패션리더가 되어야 한다’라는 주제로 30일 개최하는 제 8차 포럼에 주제 발표자로 참가하는 차성희 한국색채진단치료연구회 이사장은 "우중충하고 생동감이 결여된 색상의 옷은 사회로부터, 그리고 젊은 세대로부터 경쟁력의 대열에서 낙오된 ‘뒷자리 세대’라는 인식을 주므로 노년일수록 패션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 개발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년의 심리와 색’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차 이사장은 노년기의 특성을 ‘시각적인 면에서는 색채지각 능력 감소로 빨강 노랑 주황 등 밝은 색은 잘 지각하지만 청색 녹색 보라색 등 어두운 색은 잘 구별하지 못하며 심리적으로는 외모에 무관심해지고 사회적으로는 은둔적이며 자기중심적이 된다’고 밝혔다.
이런 특성은 옷차림에 그대로 반영돼 노년기가 진행될수록 무채색 계열의 무난한 의복 뒤에 숨는 것으로 나타난다. 개성표현을 하지않음으로써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형태.
실제로 대한은퇴자협회가 이번 포럼을 위해 서울지역 장·노년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노년 패션의식 조사’에 따르면 ‘선호하는 의상 색’ 항목에 검정이나 회색 등 무채색 계열 응답자가 35.9%로 1위를 나타냈다. 즐겨 입는 의복 스타일은 ‘유행에 맞지않으나 편한 옷’이 47.2%로 1위를 차지했고 즐겨 입는 이유로는 ‘자신과 잘 어울려서(22.6%)’나 ‘나이보다 젊어보인다(13.2%)’ 보다 ‘습관적으로’라는 이유가 50.9%로 1위를 차지, 노년의 경우 옷차림에 비교적 무관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싫어하는 의복의 경우 ‘유행의상’과 ‘전통의상(한복)’이 각기 32.1%로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싫어하는 이유로는 ‘불편하다’와 함께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가 각기 41.5%, 24.5%로 1, 2위를 차지, 노인들의 의복착용이 가능하면 남의 눈에 덜 뜨이게 입는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인들은 ‘의상이 자신감 있고 활기찬 노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종종 기분전환,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62.3%)’, ‘항상 도움이 된다(28.3%)’고 응답했다. 거의 대부분이 의복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는 셈.
그러나 ‘고령화에 따른 복장에 대한 관심도 증감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45.3%가 ‘예전과 비슷하다’, 39.6%는 ‘감소했다’고 밝혀 막상 의식과 행동은 일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차성희 이사장은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따라 인식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낙인이론을 원용할 때 노인들이 우중충한 색채와 스타일에 자족하는 것은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노년 스스로가 밝고 긍정적인 패션감각을 키워 외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적응하는 사회구성원의 하나로 인식받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4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릴 이번 포럼에는 차 이사장외에도 MBC미술센터 봉현숙 팀장이 ‘방송에서 이미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장노년의 의상’이라는 주제로 미디어속 노인의상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며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센스있는 장노년 스타일 제안’도 이어진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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