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파업은 첫날인 15일부터 일반 시민 및 시민단체는 물론, 집회 장소인 대학에서조차 냉대를 받았다. 시민들은 대부분 전공노 파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격앙된 네티즌들은 강력 처벌을 주장하는 글을 띄우기도 했다. 이런 반발에 부딪쳐 파업은 처음부터 파행을 겪어야 했다.14일 연세대에 집결해 있던 조합원 3,000여명은 15일 오전 집회 장소인 한양대로 옮겨가면서 뿔뿔이 흩어져 정작 집회 장소에 모인 조합원은 300명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이나마도 곧 밖으로 쫓기듯 나갔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에는 지도부 일부와 파업을 지지하는 민주노동당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 몇 명 만 모습을 보였다.
한양대 관계자는 "수업 시간에 강의실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지도부에 강력하게 항의한 뒤 학교 밖으로 나가 줄 것을 요청했다"며 "학생회 측도 이례적으로 이번 파업집회에 대해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업 참가자들은 연세대에서 학생회 측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경찰이 강경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자 서둘러 한양대로 옮겼고 이곳에서도 ‘퇴장’요청으로 학교 밖으로 나가야 했던 것이다.
전공노는 정부의 강경 대응에 항의하는 의미로 산개투쟁과 집결을 반복하겠다고 천명했으나 대부분의 대학들이 파업집회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장소 선정부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파업 강행을 둘러싸고 시민들도 대부분 등을 돌렸다. 윤종인(31·회사원)씨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직업 특성을 고려한다면 파업은 무리한 처사"라고 말했으며, 공무원 전모(47)씨는 "사기업에서는 해고사태가 많은데 신분이 안정적인 공무원들이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힘들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인터넷에도 전공노를 성토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네티즌 ‘lgy6934’는 "공무원들의 상황이 그렇게 열악하다면 나와 직업을 바꾸자"며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부러울 뿐인데도 파업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montlexx’라는 네티즌은 "사기업 근로자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야 살아남는지 공무원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여론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린아이가 떼쓰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한편 인천상공회의소와 여성단체연합회 등 인천지역 1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공무원들이 파업을 강행한다면 파업가담 공무원을 공직사회에서 퇴출시키는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도 성명을 통해 "파업 가담자에 대한 형사처벌 방침을 고수해 온 정부는 설령 수만명을 해직하는 일이 있더라도 양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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