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서울 시민들의 추억 속에 자리잡은 한강의 겨울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한강변 정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0년대 초반 이전에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동장군이 위용을 드러낼 즈음이면 여의교 아래 샛강에 나타났던 스케이트장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새끼줄로 얼기설기 경계를 두른 간이 빙상장에서 부모님을 졸라 마련한 스케이트의 끈을 질끈 묶고 얼음판을 지치던 기억이다. 그 추억이 아련하다면 올 겨울 다시 한번 한강을 찾아보자. 빙상장 뿐만이 아니다. 어김없이 올해도 한강을 찾는 철새떼를 조망할 기회도 있다. 올 겨울 한강시민공원은 풍성한 놀잇감으로 가득하다.◆ 빙상장에서 얼음 지쳐볼까 = 내달 13일부터 내년 2월25일까지 여의도, 이촌, 잠실지구의 야외수영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은 야외 빙상장으로 변신한다.
빙상장의 링크 규모는 대략 1,880㎡(568평). 400여명이 한꺼번에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크기다. 사업소측은 링크 외곽에 스케이트 대여점을 마련하고 화덕 등을 준비해 시민들이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결빙 시기에 따라 빙상장의 개장일이 다소 조정될 수 있지만 늦어도 12월 말이면 한강변을 바라보며 스케이트를 지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인 하루 이용료 4,000원, 큰 비용 안들여도 되는 가족나들이 장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철새 구경도 놓칠 수 없어요 = 출입이 통제된 한강의 밤섬은 겨울을 나기 위해 북국에서 출발한 철새들이 충남 천수만 등 목적지로 향하기에 앞서 깃털을 고르며 잠시 쉬는 중간 기착지로 유명하다. 눈부신 초겨울 낙조를 배경으로 물살 위를 가르는 청둥오리떼의 장관을 두 눈에 담고 싶다면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 둔치의 철새조망대로 나서보자. 40~80배율에 달하는 고급망원경과 투명창으로 이뤄진 조망대 6곳이 마련됐다. 망원경에 눈을 대는 순간 울긋불긋한 원앙,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들의 군무가 장관으로 다가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시베리아나 몽골 등 북방에서 온 5,000여 마리의 철새들이 이곳에 머문다"며 "누구나 무료로 조망대를 이용해 철새를 관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국궁도 배워볼까 = 난지캠핑장으로 유명한 난지 지구에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국궁장이 자리잡고 있다. 국궁을 배우려는 사람은 찬바람에 맞서 시위를 당길 용기만 가지고 사대로 향하면 된다. 활을 비롯한 장비는 모두 무료로 사업소에서 빌릴 수 있다. 전문자격증을 소지한 강사진이 함께 하는 교육과정도 무료다.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받기 때문에 사전에 전화(011-751-8676)로 신청해야 한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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