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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철야농성 1년 정부 방관에 차디찬 겨울/"항공료만 있어도 고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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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철야농성 1년 정부 방관에 차디찬 겨울/"항공료만 있어도 고국에…"

입력
200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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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들려오는 캐롤송이 우리를 더욱 절망하게 합니다."15일이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정부의 강제출국조치에 항의하며 서울 명동성당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간 지 만 1년이다. 이들은 지난 1년간 강제출국 중단, 고용허가제 철폐, 불법체류자 합법화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쳤지만 변변한 난방시설 하나 없이 30여명이 차디찬 천막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처음 뜻을 같이 했던 150여명 중 정부의 단속과 강제출국으로 대부분 떠났고 지금은 이처럼 단출해졌다.

한국에 온 지 12년째인 네팔인 비비타파(33)씨는 임금체불을 견디지 못하고 직장에서 뛰쳐나와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경우. 한때 많은 돈을 벌겠다고 다짐했던 비비타파씨는 ‘코리안 드림’을 접은 지 오래다. 그는 "7개월째 가족들과 연락조차 끊겼다"며 "항공료만 있으면 홀어머니와 형제 자매가 있는 고국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9개월전 한국에 입국한 B(27)씨는 더욱 딱한 상황. 한국에 오기 위해 브로커에게 7,000달러(약 800만원)의 빚을 져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얼마 전 직장에서 해고된 B씨는 "경기침체로 한국인도 일자리를 찾기 힘든 판에 외국인은 말해도 무엇 하겠냐"며 "농성장에서 꼼짝 않고 지낸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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