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4일 상임운영위원과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 14명을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최근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스킨십 정치’의 연장선이다.식사는 골프를 치지 않고 술도 즐기지 않는 박 대표가 사적으로 의원들과 접촉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이후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국보법 특위위원, 수도이전 특위위원, 3선 그룹, 소장파 등과 연쇄 식사모임을 했다. ‘식사정치’와 병행해 자신의 행사에 일부러 초선들을 초대하거나 의원회관으로 직접 찾아가는 일도 잦아졌다.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도 자주 한다. 대표취임이후 ‘공주 리더십’, ‘스킨십 부족’ 등 비판이 일면서 나온 자구책이지만 일부에선 "대표직을 이용해 일찌감치 대권준비에 나서는 것"이란 경계 섞인 시선을 보낸다.
아직 당내엔 "대표의 식사 자리가 느는 만큼 의원들과의 친밀감도 깊어지는 지는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적지않다. 박 대표의 ‘꼿꼿한’ 스타일 때문이다. 한 3선 의원은 "박 대표에게 싫은 말을 하면 금세 표정이 굳어지면서 또박또박 반박을 하는 통에 분위기가 썰렁해져 ‘식사는 했는데 밥은 안 먹은 것 같다’고 비트는 의원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3시간 내내 화기애애했다. 박 대표도 고무된 듯 "지지자들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잘 지키길 원한다"며 "국가가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국보법 폐지반대 등 대여투쟁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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