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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깐깐한 한국 소비자 세계시장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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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깐깐한 한국 소비자 세계시장 쥐락펴락

입력
200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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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 ‘테팔’을 판매하고 있는 그룹세브코리아의 팽경인(여·42) 마케팅총괄 이사는 지난해 테팔 본사에 찾아가 프랑스 임원들 앞에서 직접 불고기를 만들어 보였다. 국물 요리가 많은 한국에서는 납작한 전기 그릴이 맞지 않으니 바닥이 깊은 ‘한국형 그릴’을 출시해야 한다고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나온 테팔의 한국형 불고기 그릴은 우리나라에서 큰 성공을 거뒀을 뿐 아니라 이제 전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다.외국 기업들이 현지화 전략(Localization)의 일환으로 한국인의 취향에 맞춰 개발한 제품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로 역수출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국적기업의 연구·개발(R&D) 센터 거점에 이어 새로운 제품의 개발 및 테스트 시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경우 유행과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크며, 기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테스트 마켓으로 최적이라는 게 외국 기업들의 평가다.

비누가 주력이었던 도브는 샴푸도 만들어 달라는 한국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도브크림샴푸’를 개발했고 현재 시장점유율 15%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도브 본사에선 도브크림샴푸를 글로벌 브랜드로 내 놓았고 현재 대만, 싱가포르, 홍콩,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온천욕을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유니레버코리아 R&D 연구소가 개발해 내 놓은 ‘폰즈 클리어 훼이스 딥스파’ 제품도 현재 전세계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글로벌 제품. 약국전문 브랜드 비쉬의 ‘떼르말 S 에센스’도 마찬가지다. 원래 비쉬 제품군에는 에센스가 없었지만 한국 시장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뒤 반응이 좋아 현재 아시아와 유럽에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샤넬의 ‘루즈 드 서울’ 립스틱과 메이블린 ‘워터샤이닝 다이아몬드 립스틱’ 등도 한국인을 위해 개발, 이제는 전세계에서 팔리고 있다.

한국의 맛도 점차 세계에서 인정 받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는 1999년 통고구마 메뉴를 한국에서 미국으로 역수출한 뒤 김치볶음밥을 응용한 ‘아델레이드 라이스’ 등을 미국, 일본, 영국 등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피자 가장자리에 고구마 띠를 두른 ‘리치골드’를 개발한 한국피자헛의 경우 일본과 중국 기술팀이 방한해 기술을 전수해 갔을 정도다.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화분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스타벅스의 서비스도 우리나라에서 시작됐다.

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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