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2일 남미 순방차 들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WAC 연설을 통해 대북정책과 한미동맹, 주한미군의 역할에 관한 폭 넓은 견해를 밝혔다.노 대통령은 특히 "주한 미군의 융통성있는 운용에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융통성이란 건 ‘동아시아에 있어서 주한미군 역할의 유연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대 중국 봉쇄 등 한반도 범위를 넘어선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_미국의 강경노선이 남북대화 증진에 도움이 되나.
"강경책을 말하는 이도 한국에 대해 선의를 갖는 정치인이거나 국민이다. 하지만 강경책은 실제로 한반도에서 너무도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강경책은 양면전략으로서의 유효성이 상당히 제약 받는다."
_대화가 5~10년 지속되면 북한에 핵무기 개발의 시간을 주게 되는데.
"장기화에 반대한다. 장기화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장기화하지 않게 해결 방안을 세우는 게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_주한미군 감축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감축에 큰 합의를 이뤘으므로 잘 된 일이다. 미국은 과거처럼 앞으로도 한국 방위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자주국가로서의 자존심과 책임감을 가진 국민이라면 최전선 위험한 곳에 우방 군대를 배치하고 우리를 지켜달라고 하는 것은 좀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다.
세계 11위의 GDP를 가진 나라라면 국방은 주로 자기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게 협력해야지 무조건 바짓가랑이를 잡고 ‘나를 지켜달라, 절대 떠나선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적절한 도리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