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당 폄하발언 때문에 14일간 국회 등원을 거부했던 한나라당이 12일 해외 순방 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인신공격성 논평을 내 빈축을 사고 있다.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기대한다’는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휴가를 갔을 때, 그리고 해외 순방 때 등 세 가지의 상황의 공통점은 ‘그래도 나라가 조용했을 때’라는 시중의 농담이 있다"고 비아냥댔다. 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부재는 모처럼 나라가 조용해질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며 "되도록 오래 머무시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라고도 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노 대통령의 내치는 말할 것도 없지만 외치 역시 오랜 친구도 내쫓다 시피하고 새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고립무원의 처지, 즉 왕따 외교가 되고 말았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의 임기는 무려 3년이나 남았다"며 "노 대통령에게 3년은 긴 시간이지만 고통 받는 국민에게는 30년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정상외교를 떠나는 대통령을 짓이겨 한나라당의 스트레스는 풀렸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과 대통령의 위상은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이것은 논평이 아니라 저주"라고 비난했다. 국회 안팎에선 "총리의 ‘차떼기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를 파행시켰던 한나라당이 대통령에게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무성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꼭 하지 않아도 될 상식 밖 논평으로 여당에게 말 꼬리를 잡혔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았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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