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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회장 일가 납치 前운전기사가 주도 "인터넷 카페통해 공범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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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회장 일가 납치 前운전기사가 주도 "인터넷 카페통해 공범 모집"

입력
2004.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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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공업 대표이사 회장 장모(77)씨 일가족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2일 유력한 용의자로 장씨의 전 운전기사 김모(30)씨를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주식투자 실패 등으로 많은 빚을 지게 되자 인터넷을 통해 공범을 모집하며 범행 전반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장 회장이 나의 얼굴을 알고 있어 범행현장에는 가지 않았으나 모의부터 범행을 주도했다"고 혐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13일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인질 강도 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공범자 5, 6명의 뒤를 쫓고 있다.◇인터넷 통해 공범모집

2002년 7월부터 10개월동안 장씨의 운전기사로 일하다 퇴직한 뒤 모 공사에서 용역 운전기사로 근무한 김씨는 주식투자 등으로 1억원가량의 빚을 지고 부인도 출산을 앞두게 되자 장씨를 범행대상으로 납치계획을 세웠다. 김씨는 먼저 고교 동창인 홍모(32)씨를 끌어들인 뒤 9월 초 D포털사이트의 ‘한탕’이라는 카페 게시판에 "함께 일하실 분 2명 급구, 5,000만원 보장, 멋지게 한탕"이라는 글을 수십 차례 게시해 공범을 모집했다. 이후 김씨 등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배모(25)씨 등 다른 공범 3, 4명과 함께 50만원씩 갹출, 대포폰과 냉동탑차를 구입한 뒤 서초구 반포동에 원룸을 얻어 지난달 15일부터 범행 전날까지 합숙을 하며 범행계획을 세웠다.

◇김씨와 접촉 제보가 결정적

김씨의 검거에는 인터넷으로 공범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접촉했던 2명의 제보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김씨로부터 제의받은 내용과 일치한다는 제보가 들어와 수사에 적극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냉동탑차 구입에 김씨가 관여한 사실을 확인, 이날 오전 1시10분께 서울 홍제동 자택 부근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검거당시 김씨는 "돈이 급해 범행을 모의했지만 실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 경찰의 추궁 끝에 "납치 당시 장씨 일행에게 얼굴이 알려질까 봐 현장에는 가지 않고 평소처럼 일터로 출근했으며 범행 이후 돈을 나누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온ㆍ오프라인으로 공범추적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공범 홍씨와 배씨 등 공범 5~6명의 행방을 쫓기 위해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홍씨와 배씨의 주소지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또 이날 오후 강남구 신사동 주택가 공터에서 범행에 사용된 탑차를 발견해 지문감식을 실시하는 한편 이들의 범행모의 장소가 사이버 공간이고 수차례에 걸쳐 인터넷 쪽지 등을 교환한 점에 주목, 컴퓨터 사용 장소도 추적하고 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전성철기자foryou@hk.co.kr

■송용욱 수사과장 일문일답

서울 남대문경찰서 송용욱(사진) 수사과장은 12일 밤 브리핑에서 "오전에 검거한 용의자 김모(30)씨가 처음엔 범행을 부인했으나 오후부터 자신의 범행을 순순히 시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_김씨를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보는 이유는.

"일단 스스로 주범임을 자백했다. 특히 장 회장이 자신의 얼굴을 알고 있어 현장에 나타나는 것은 피했으나 그의 진술이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또 D 포털사이트의 ‘한탕’ 카페에 공범을 찾는 글을 남겼음이 확인됐다. 현장 답사 방법, 공범 인원을 6명 정도로 생각한 점 등 글의 내용이 실제 납치사건과 일치하고 있다."

_김씨의 집을 수색했나.

"집과 통장을 조사했으나 돈은 나오지 않았다."

_공범들에 대한 수사는.

"홍씨와 김씨 등 공범들의 주소지를 중심으로 수사하고 있지만 이들이 그간 사용해 온 대포폰을 모두 버리고 도주해 가족 등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또 CCTV에 찍힌 그랜져 승용차의 경우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차량번호를 근거로 조사 중이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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