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니토베 / 이나조 지음·양경미 권만규 옮김 생각의나무 발행·1만9,500원/■우키요에의 미 / 고바야시 다다시 지음·이세경 옮김 이다미디어·2만원
신식 병기로 중무장한 군대와 맞선 최후의 사무라이들이 흩날리는 벚꽃처럼 스러진다. 그토록 소망하던 완벽한 벚꽃의 모습을 지켜본, 그들의 우두머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완벽한’ 사무라이로 남는다.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서구인들이 동경하는 일본의 이미지에 충실하다. 무사도는 일본의 정신을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다.
19세기 말 유럽에 상륙한 ‘자포니즘’의 기원을 따지자면 일본 에도시대에 성행한 풍속화 우키요에(浮世繪)부터 알아야 한다. 고흐, 모네, 드가, 로트렉 등의 그림에서는 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서양의 근대 예술에 영감을 준, 숨겨진 키워드가 우키요에다.
일본을 이해하는데 필수 개념인 무사도와 우키요에를 일본인이 직접 설명한 책들이 번역돼 나왔다.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1862~1933)의 ‘사무라이’는 1899년 영어로 출간돼 서구사회에 일본을 신비롭고 매혹적인 나라로 인식시킨 대표 저서다. 니토베는 5,000엔 지폐 구권을 장식한 평화주의자. 톰 크루즈가 이 책을 통해 무사도를 배웠다 하고, 이미 ‘무사도’(학문사) ‘무사도란 무엇인가’(동문선)로 번역돼 나온 스테디셀러인데, 이번에는 사무라이 세계를 형상화한 시각적 이미지를 보강했다.
니토베는 일본을 움직여온 최고의 이념형으로서 무사도의 덕목으로 의, 용기, 인, 예, 명예, 극기, 비장한 죽음을 꼽는다. 무사도의 보편타당성을 설득하는 그의 노력은 집요한데, 할복에 대해서도 셰익스피어 등 서구 문화에서도 발견되는,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정신으로 미화한다. 하지만 니토베의 무사도 개념을 곧이곧대로 수용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주군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사무라이의 비장미에는 개인을 무시하는 파시즘의 정서가 내포돼있다. 그래서 이 책을 두고 근대 일본이 탄생시킨 자기 환상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지바(千葉)시 미술관장인 고바야시 다다시(小林忠)가 쓴 ‘우키요에의 미’는 서양 근대미술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우키요에의 문화적 충격파를 분석한 책이다. 우키요에는 정치권력과는 멀었지만 경제적으로 성장한 초닌(町人)층 지지를 받으며 발전한 서민적 미술. 풍속화 일색이었는데 향락주의적 인생관을 토대로, 유흥가 풍속을 주요 소재로 삼아 호색적 분위기가 농후한 작품들이 많다. 우키요에 창시자 히시카와 모노로부 등 거장 12인의 작품 세계와 대표작 100점을 소개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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