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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치과의사에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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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치과의사에 물어봐야겠다

입력
200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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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요즘 치과에 다닌다. 나는 태어나 아직 치과에 간 적이 없다. 젊은 날엔 차력사가 차력시범을 보이듯 소주병 두 개를 양손에 잡고 동시에 뚜껑을 따기도 했다. 아버지를 닮아서 그렇다. 아버지는 연세 들어서까지 말린 밤(이건 말 그대로 돌덩이다. 호두 같은 것에 댈 게 아니다)을 깨무셨다고 했다.게다가 나는 단 것을 싫어하고, 아내는 단 것을 좋아한다. 나는 늘 맨 커피를 마시고, 아내는 설탕을 푹푹 넣어 마신다. 냉면집에 가도 설탕을 따로 찾는다. 내가 보기엔 아마 그래서 더욱 이가 나빠진 게 아닌가 싶다.

아내 말로 치과의사들은 바람을 별로 피우지 않을 거 같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치과엔 화장을 한 얼굴로는 들어가 진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란다. 또 사람마다 입속나라가 얼마나 제각각의 공화국인가. 썩은 이, 뒤쪽으로 때가 낀 이, 가지런하지 못해 미운 이, 제멋대로 나온 뻐드렁니까지. 세상에 둘도 없는 미인들도 치과에만 오면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가게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고약스러운 입 냄새까지.

다음에 치과의사 친구에게 물어봐야겠다. 정말 네 눈엔 미인이 안 보이느냐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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