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새벽녘에 전부 졸고 있더라"*민원인 檢컴퓨터 이용 靑홈피에 비난글
민원인이 졸고 있는 검찰 당직자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것도 당직실 컴퓨터를 이용해 고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일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대전검찰청 당직실에서 띄웁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필명 ‘슈피겔’인 이 민원인은 8일 오전 5시께 대전지검에 진정서와 고소장을 쓰려고 와보니 정문 경비실과 당직실 근무자들이 누워 졸고 있었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고발하려고 당직실 컴퓨터를 무단으로 사용해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당직실 근무자가 소파에 누워서 졸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테러분자들이 폭탄을 설치하려고 마음먹고 온다면, 아찔합니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에 당직자가 잠을 깼지만 ‘엔터’ 키를 누르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검찰청사를 나온 이 민원인은 이번에는 인근 둔산경찰서를 찾아가 근무태도를 ‘감찰’했다. 그리고 "경찰관들이 빈틈없고도 친절한 근무태도를 보였다"는 글을 붙여 검찰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대검 감찰부는 진상조사에 착수, 11일 당직자와 당직관 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정문 경비자는 신문을 배달하는 줄 알고 민원인을 그냥 들여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0일과 18일 이슬람 웹사이트에 한국에 대한 테러 성명이 나오면서 치안당국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경비강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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