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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슈퍼 사이즈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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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슈퍼 사이즈 미’

입력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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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다큐멘터리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모건 스펄록 감독의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는 패스트푸드를 논쟁의 중심으로 불러들였다.

감독은 30일 동안 맥도날드 메뉴만 먹었고, 그 변화를 카메라에 담았다. 한달 새 11kg이나 불어난 몸무게,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간기능 저하 등 온 몸이 종합병원이 됐다. 체중을 원위치 시키는 데는 무려 14개월이 걸렸다.

‘슈퍼 사이즈 미’ 열풍은 맥도날드사의 특대형 메뉴 슈퍼사이즈의 폐지로 이어졌다. 물론 맥도날드측은 영화와 상관 없는 결정이라고 발뺌했다. 슈퍼사이즈는 정말 사람 죽이는 메뉴다. 7온스(450g)짜리 프렌치 프라이와 2리터짜리 초대형 콜라. 프렌치 프라이에만 610㎈, 지방 29g, 탄수화물 77g이 포함돼 있다. 竄?전까지 미국 내 모든 맥도날드 직원은 손님에게 슈퍼사이즈를 권하도록 교육 받았다. 다큐멘터리 촬영기간, 스펄록 감독이 가장 괴로워한 조항도 ‘직원이 권하면 무조건 슈퍼사이즈를 먹어야 한다’였다.

맥도날드사는 반 패스트푸드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섹시 스타 비욘세까지 동원했다. 그녀는 "매일, 특히 녹음할 때는 매끼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었음에도 이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에 맥도날드사의 후원으로 투어 콘서트를 여는 비욘세의 발언을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영국은 안티맥도날드 운동이 그 어느 곳보다 거센 곳. 영국 맥도날드사는 ‘슈퍼 사이즈 미’ 개봉에 맞춰 ‘타임스’지에 ‘맥도날드 음식이 몸에 안 좋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박기사를 실었으나,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다. 호주 맥도날드도 ‘슈퍼 사이즈 미’를 상영하고 있는 극장 앞에서 사과를 나눠 주는 이벤트를 벌였지만, 돌아온 건 관객의 외면 뿐이었다.

스펄록 감독이 말하려는 바는 ‘맥도날드를 고소하자’는 식은 아니다. ‘음식 조절에 실패한 개인에게 책임 있다’는 패스트푸드 회사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그는 "소비자가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몸을 ‘슈퍼사이즈’로 만들면서까지 패스트푸드 회사에 이윤을 안겨 주지 말자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비극은 이거다. 구역질을 해 대고, 배는 산처럼 부풀어 오르고, 성생활까지 어렵게 된 스펄록 감독을 보며 몸을 떨다가도 극장문을 나서서는 "맥도날드 보니까 먹고 싶다"며 노란 입간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12일 개봉.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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