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밤 하늘은 화려하다. 4계절 가운데 1등성을 많이 관찰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왕별’로 불리는 시리우스를 비롯, 리겔, 베텔게우스 등 수많은 1등성들이 밤 하늘을 수놓는다. 11월에는 큰게자리, 작은게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오리온자리 등 밝은 별자리들은 물론 중순 (16,17일)에는 시간당 20~30개의 별이 쏟아지는 유성쇼도 펼쳐진다. 초겨울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수도권 일대의 천문대를 찾아가 보자.◆서울서 별구경 ‘이색’=공해와 먼지, 도시의 불빛 때문에 천문대들이 산꼭대기에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찌든 하늘에서도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도시 속의 천문대’도 여러 곳이다.
25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문을 여는 천체관측실과 천체투영관은 새로운 별 관측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옥상에는 주망원경 1대와 보조망원경 10대가 갖춰져 있고 돔 형태의 천체투영관에서는 별과 관련된 그리스·로마신화의 내용을 담은 영상 프로그램이 상영된다.
종로구 와룡동의 국립서울과학관에서는 이달말부터 공개천체관측 교실이 열린다. 천체관측, 영상강좌와 로켓 만들기, 별자리 찾기 등 초등학생들을 위한 체험교실도 마련돼 있다. 사설 천문대로는 안성천문대장 출신의 김지현(36)씨가 마포구 아현동 현암사 옥상에 세운 천문관측소인 ‘별학교’가 인기다.
매주 목요일 일일관측교실이 열린다. 광학사업을 하는 황봉득(49)씨가 사재를 털어 은평구 불광동의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테코천문대도 이색적. 북한산 자락의 밤공기를 맞으며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다.
◆별도 보고 잠도 자고=교외의 운치와 함께 밤하늘을 관측하고 싶다면 경기도 일대 천문대를 찾으면 된다. 대부분 숙박과 연계돼 있어 가족이 함께 가기에 적합하다.
양평군 옥천면 중미산(해발 435m) 자락에 위치한 중미산 천문대는 자연휴양림과 붙어있다. 360도로 회전하는 원형돔과 12인치 반사망원 경 등을 이용해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숙박시설도 갖춰져 있고 연인과 부부들만을 위한 천체관측의 날도 예정돼 있다.
여주군 강천면 청소년 수련원에 세워진 세종천문대는 26인치 대형반사경인 ‘불곡천체망원경’, 지름 12m의 슬라이딩 돔 등이 갖춰져 있다. 우주체험관에서는 무중력상태를 체험할 수 있고 양초, 나무피리 만들기 등 공예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중미산 천문대 유주상(27) 홍보실장은 "11월은 1등성들과 ‘유성우’등 각종 천문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천체관측의 적기" 라며 "천문대 탐방은 우주의 신비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시 미양면의 안성천문대는 지름 5m의 원형돔에 고성능 컴퓨터를 내장한 16인치 전자동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10여명의 교육연구원들이 별보기를 돕는다. 참가자들이 직접 망원경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시간을 통해 천체망원경의 원리와 구조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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