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 교류 화합에 헌신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을 지낸 김몽은(金蒙恩·세례명 요한) 신부가 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선종(善終)했다. 향년 77세. 1927년 평남 강서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61년 프랑스 느베르 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사제 서품을 받았고, 가톨릭종교문화연구원 초대 이사장 등을 지내며 종교 화합 운동에 헌신했다.
86년 강원룡 목사와 함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를 창립한 그는 생전에 "종교간 일치는 종교간의 특성을 버리는 것이 아니며 다양성 안의 일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며 종교간 화해와 일치 운동을 벌였다. 국내 종교인의 상호 교류와 공동과제 수행을 위해 창립된 종교인평화회의에는 불교, 개신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이 참여하고 있다.
고인이 97년 설립한 ‘가톨릭종교문화연구소’도 종교 화합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천주교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종교에 관한 연구와 교육을 실시했으며 종교와 한국문화의 관계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고인은 양적 성장에만 사로잡힌 교회를 비판하면서 이와 관련된 토론회를 주최하기도 했으며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송 추진과 정치개혁 촉구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특히 회장 재임 중인 98, 99년 평양을 방문,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와 교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빈소는 명동성당 지하성당이며, 장례미사는 10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대성당에서 정진석 대주교와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열린다. 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 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 (02)727-2023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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