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꽁꽁 얼어붙고 서민들의 주름은 깊어져도 올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물가와 원화가치는 뛰고 출산률은 낮아지는 ‘양고일저(兩高一低)’에 따른, 통계적 착시인 셈이다.
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원화의 급속한 절상과 물가의 고공행진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국민 1인당 GNI는 지난해 1만2,646달러에서 금년엔 1만4,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GNI는 인플레요인을 제거하지 않은 명목가격과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절상)할수록 늘어난다. 또 인구증가율이 낮아질수록 1인당 GNI는 커지게 된다.
1~10월중 평균환율은 1,160.30원. 그러나 지난달말 이후 가파른 원화절상으로 1,000원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이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연간 평균환율은 1,140원대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작년 평균환율(1,191.85원)과 비교하면 금년 절상폭은 4.5%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또 5%안팎의 실질성장률과 4%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올 명목 경제성장률은 8~9%에 이를 전망. 한편 낮은 출산률로 인구증가율은 갈수록 둔화, 통계청은 금년도 추계인구증가율이 작년(0.60%)보다 낮은 0.57%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상태다.
결국 지난해 소득(1만2,646달러)에 명목성장률(1.08)과 원화절상률(1.045)를 곱하고 인구증가율(1.0057)로 나누면 금년도 1인당 GNI는 1만4,000달러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실질성장은 겨우 5% 턱걸이가 예상되지만, 환율과 물가 영향으로 달러표시 1인당 소득은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에도 실질성장은 3.1%에 그쳤지만 물가영향으로 명목성장이 5.4%에 달했고, 환율이 4.9% 절상되면서 1인당 소득은 10%가량 증가(1만1,493달러→1만2,646달러)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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