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컴퓨터가 개발한 의료정보화 소프트웨어는 200가지가 넘습니다. 한글과 컴퓨터는 아래아 한글 하나로 성공했지만 저희는 그런 아이템이 200여개나 되는거죠."국내 의료정보화 시장의 한 우물을 묵묵히 파온 ‘원조 벤처’ 조현정(46·사진) 비트컴퓨터사장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조 사장은 최근 태국 방콕의 사이마이병원에 처방전달 시스템과 원무관리 프로그램 등 의료정보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태국의 다른 대형병원 2곳으로부터도 의료정보시스템 사업을 수주했고, 현재 다른 아시아 지역 병원들과 수출계약 상담을 벌이고 있다.
조 사장의 해외진출이 주목되는 이유는 국산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 사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세계 IT산업을 석권하고 있는 힘은 소프트웨어에서 출발한다"며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지만 각종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해외로 유출되는 달러가 막대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시장에 국산 소프트웨어가 깔리면 연관 품목의 수출이 이어지는 ‘IT수출 고속도로’가 뚫릴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하대 재학중이던 1983년 비트컴퓨터를 설립해 20여년간 의료정보화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념해온 조 사장은 인터넷 열풍 때도 사업을 다각화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벤처업계 맏형’으로 신망이 두텁다.
프로그래머 양성에도 힘을 쏟아 비트컴퓨터 산하 비트교육센터는 지난달 인도의 대표적인 IT교육기관 앱텍과 ‘글로벌 IT교육 프로그램’ 업무협력을 맺고 교육생들이 인도 현지에서 교육을 받기로 했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비트교육센터는 그간 6,800여명의 IT인력을 배출한 국내의 대표적인 민간 교육기관이다.
조 사장은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국내에서 교육받고 현지에서 인턴십을 통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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