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하면 뭐합니까. 앞 차가 튀기는 물 때문에 매일 차에 얼룩이 져 짜증만 납니다." "대기 정화를 위한 도로 청소도 좋지만 중앙선을 마구 넘나들면 혼란스럽습니다."서울시가 중금속과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실시중인 물청소 작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작업 시간대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한 도로 청소 작업에는 협조를 하는 등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물청소 등이 통행량이 많은 출근 시간대에 행해져, 사고 위험은 물론 물세례를 받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각 자치구는 서울시 지침을 받아 지난달 중순부터 교통 통행량이 많은 시내 4차선 이상 도로에서 그 동안 새벽시간대에 한해 실시해 온 차량 물청소를 오전과 점심시간대에 실시하고 있다. 도로 물청소는 각 자치구별로 매일 오전7~9시, 정오~오후2시 동안 물청소차 총 129대가 동원된다. 세종로와 태평로, 대학로, 원효로, 청계천로, 천호대로, 도봉로 등 시내 주요도로에서 2㎞ 당 7,500ℓ의 지하수가 뿌려지고 있다. 과거 새벽4~7시에 8~10㎞ 당 같은 양을 뿌린 것과 비교하면 물 사용량이 4~5배 가량 많은 셈이다.
물 사용량이 이같이 급증함에 따라 출퇴근 시간 이들 주요 도로는 대부분 마치 소나기가 내린 것처럼 흠뻑 젖어있다. 운전자들은 앞 차량이 튀기는 물 때문에 빗길 운행을 하듯 와이퍼를 작동해야 할 정도다.
일산에서 남대문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백승환(33)씨는 "출근길 광화문 앞 세종로를 지날 때면 앞 차가 튀기는 물 때문에 매일 차가 지저분해져 짜증이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모(45· 자영업)씨는 "청소 차량이 교통신호와 중앙선까지 무시하고 질주해 대형 사고가 날뻔한 아찔한 순간을 자주 목격한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 청소과 관계자는 "최근 도로 물청소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각 자치구에 주의할 사항들을 자세히 시달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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