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계열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LG’ 브랜드 사용 가능 여부를 일일이 심사하기로 하는 등 브랜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LG그룹은 9일 ‘글로벌 톱3 브랜드’를 목표로 지주회사인 ㈜LG내에 ‘LG브랜드 관리위원회’를 운영하는 한편 브랜드 관리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브랜드 관리위원회에는 ㈜LG의 홍보·재경·법무·경영관리팀 등 핵심 부서 및 LG경제연구원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게 되며, 브랜드 관리 전담 조직은 국내외 브랜드 전략 수립, 이미지통합(CI) 관리 등을 총괄하게 된다.
LG그룹은 내년 GS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전자·정보통신·화학 등 핵심사업 분야의 ‘브랜드 업그레이드’의 호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내년은 ‘LG’ 브랜드가 출범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LG그룹은 우선 브랜드 이미지를 흐리는 ‘LG’ 브랜드 도용업체부터 뿌리뽑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올 10월까지 적발한 도용 업체들만 240여개에 달한다. ‘LG 상운’ ‘LG 이사 몰’ 등 언뜻봐서는 ‘LG가 이런 사업도 하나’ 싶을 정도의 오해를 살만한 것들이다.
최근에는 한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지방 출장을 갔다가 도용업체를 휴대폰으로 촬영해 제보하기도 했다. LG 관계자는 "‘LG는 아무거나 만들지 않는다’는 이미지부터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전 계열사 직원들을 ‘브랜드 지킴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룹내에서부터 ‘브랜드 몸값’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LG는 내년부터 LG전자, LG화학, LG필립스LCD 등 13개 계열사로부터 매출의 0.1~0.2%를 브랜드 사용료로 징수하기로 했다. 또 계열사들이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LG 브랜드 사용 여부를 ‘LG브랜드 관리위원회’가 결정하기로 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훼손한다고 판단되면 브랜드 사용을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해외시장에서도 베이징 도쿄 뭄바이 모스크바 파리 상파울로 등 주요 도시의 관문이나 랜드마크에는 어김없이 LG 브랜드가 등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LG는 현재 미국 뉴욕시 맨하탄 타임스퀘어에 첨단 LED 옥외광고를 운영하는 등 70여개국 100여개 도시에 500여개 옥외광고판을 설치해놓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제품의 질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도 하지만, 브랜드가 제품 수준을 높여주기도 한다"며 "학계와 외부 컨설팅사의 자문을 받아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의 ‘LG 브랜드 중장기 육성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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