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 김응용 사장-선동열 감독 체제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 김응용 사장-선동열 감독 체제로

입력
2004.11.10 00:00
0 0

‘태양(Sun)의 시대’가 열렸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41)이 마침내 사령탑에 오르면서 내년 시즌 그라운드에 일대 ‘선풍(宣風)’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9일 오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응용(63) 감독의 사장 승진과 함께 선동열 수석코치의 감독 승격을 전격 발표했다. 투수코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지 1년 만에 감독으로 발탁된 선 신임 감독의 임기는 5년. 계약금 5억원에 연봉 2억원으로 감독으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감독 대우도 수퍼스타급

선 신임 감독은 명실상부한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수퍼스타. 11년간 한국시리즈 6회 우승을 이끌면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3회, 0점대 방어율 3회를 기록하는 등 불멸의 족적을 남겼다. 주니치 드래곤즈 2군에서의 코치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던 2003년 가을. 선동열 감독은 프로야구 판에 일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선동열의 감독 영입 경쟁 후폭풍에 휘말려 LG와 두산의 이광환, 김인식 감독이 차례로 옷을 벗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은 임기를 1년 앞둔 스승 김응용 감독으로부터 조기에 대권을 이어받으면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 투수왕국 세운 공로 인정 받아

‘팀 방어율 1위(3.76), 수제자 배영수의 최우수선수 등극.’ 선 감독이 지도자로서 얻어낸 화려한 성적표다. 사자군단의 마운드 조련사 역할을 맡았던 선 감독은 팀을 투수왕국으로 변모시키면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불펜의 쌍권총’으로 불리는 권오준과 권혁을 비롯해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배영수는 ‘태양의 아들’ 3총사로 위력을 떨쳤다.

◆ 김재박 감독과 대결에 관심 고조

야구인들은 병역비리 파문으로 좌초 위기에 빠져 있던 한국 프로야구에 선 감독의 등장은 메가톤급 호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일성 KBS해설위원은 "일본의 세밀한 야구를 배운 선 감독이 선이 굵으면서도 데이터에 충실한 야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노준 SBS해설위원은 "고스톱을 쳐서 잃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영리한 선 감독과 작전야구의 대명사인 김재박 현대 감독 등 스타선수 출신의 라이벌 대결에 벌써부터 흥미가 당긴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선 신임감독 인터뷰 "위업 훼손하지 않을 것"

선동열 신임감독은 홍조를 띈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뒤 "‘힘의 야구’가 아닌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코치 1년 만에 감독으로 전격 취임한 소감은.

"삼성에 온 뒤 (김응용) 감독님 모시면서 따라갈 수 없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영예롭게 은퇴하도록 도왔어야 하는데 준우승에 그쳐 아쉽다. 처음 연락 받곤 당황했다. 12시쯤 식사하다가 연락 받고 급히 KTX(고속철)를 타고 오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쌓은 위업을 훼손시키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야구를 하고 싶나.

"삼성은 지금까지 힘의 야구, 공격의 야구로 버티어왔다. 하지만 색깔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투수였기 때문에 동계훈련 때 투수력을 바탕으로 하는 ‘지키는 야구’를 강조했다. 감독님도 지원했다. 아직 삼성의 지키는 야구 수준은 70% 정도다. 그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내년 삼성 우승의 힘이 될 것이다."

-전임 김 감독의 지휘 스타일을 받아들일 것인가?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버리겠다. 감독님이 좋은 야구를 한 건 인정하지만 현대 야구는 타자들이 ‘펑펑’ 홈런 날리던 시대가 아니다. 그렇게 하면 성적이 안 난다. 작전빈도를 높이겠다. 작전을 주도할 발이 빠른 선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보완하겠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김응용 사장 누구인가/ 우승 제조기… 한국야구 그 자체

‘명장’이 떠났다. 하지만 ‘전설’은 영원히 남았다.

한국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응용 감독이 9일 지휘봉을 놓았다. 아마 감독 10년을 포함 32년 동안 잡아왔던 지휘봉을 제자 선동열 수석코치에게 넘기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젠 국내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감독에서 사장으로 변신,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할 차례다.

김 감독의 은퇴는 ‘아름다운 퇴장’으로 기록된다. 내년 시즌까지 임기가 남았고 모두들 김 감독이 남아 내년 한국시리즈에서 11승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믿었고, 그것을 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쉽지 않은 용단을 내렸다. 하지만 고민도 많았다. 11승을 노렸던 한국시리즈(KS)에서 패배를 당한 뒤 그는 지리산 정상에 올랐다. 며칠동안 연락이 두절돼 주변에서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었다.

그런 그가 6일 산을 내려와 연습장인 경산 볼파크를 찾았다. 마지막으로 자식 같은 선수들을 둘러본 그는 마침내 마음을 접었다.

‘우승 청부사’ 김 감독의 야구인생은 한국전쟁때 피난살이에서 시작됐다. 난리통에 고향(평남 평원군 검산면)을 떠나 누이와 터를 잡은 곳이 제2의 고향인 부산. 인근 미군부대에서 글러브와 배트, 야구공을 훔쳐와 시작한 야구는 그에게 새로운 삶을 알려줬다. 부산상고와 우석대, 한일은행을 거쳐 60년대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성장했고 32세였던 1973년 한일은행 사령탑을 맡아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프로야구 해태 감독 취임 첫 해(83년)를 시작으로 97년까지 18년 동안 해태를 9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아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00년 10월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던 삼성은 김 감독을 ‘우승청부사’로 영입했고 2년 뒤인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21년 묵은 삼성의 한을 풀어주며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신화를 창조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김 신임사장 인터뷰 "모든 것 다 이루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사장으로 전격 임명된 김응용(63) 감독은 감독 퇴진의사를 밝혔다가 오히려 구단 사장으로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아 얼떨떨했다면서 사장으로서의 포부와 22년에 걸친 지도자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혔다.

-현장 감독 출신으로 전문 경영인으로 처음 선임된 소감은.

"지난 7일 신필렬 사장께 전화를 걸어 현장 은퇴 의사를 밝혔는데 오늘 점심 때 오히려 사장 제의를 받았다. 경영이라는 분야는 별로 아는 게 없어 처음엔 고사했는데 야구인들을 대표해 한번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전문 경영인으로 어떻게 구단을 운영할 것인가.

"우선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경영은 전혀 모르다 보니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소 ‘야구 감독이 가장 힘든 직업’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감독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으로 본다."

-감독직 은퇴는 언제 어떻게 결심하게 됐는가.

"사실 최근에 몸도 별로 좋지 않았고 여러 가지 고민도 많았다. 또 1년 동안 선동열 코치하고 있었는데 지도자로서 아주 잘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22년 동안이나 감독했지만 오히려 배울 점도 많았다. 때문에 아무 걱정 없이 자리를 물려줘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김혁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