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위기의 민주당 / 이념·인물 부재 잇단 실패 黨 존재기반마저 흔들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위기의 민주당 / 이념·인물 부재 잇단 실패 黨 존재기반마저 흔들려

입력
2004.11.09 00:00
0 0

대선 인기·선거인단 투표 모두 패배, 상·하원 선거 패배, 톰 대슐 상원지도자 낙선….미국 민주당이 이번 대통령 및 의회 선거에서 거둔 성적표이다. 참담하기까지 한 민주당의 현실에 당 인사들은 할 말을 잊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선뜻 나서는 이가 없다. 분명한 것은 공화당이 로널드 레이건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반면 민주당은 과거 50년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 인물과 이념 부재라는 두가지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모두 다 당의 존재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것들이다. 대슐 의원의 패배는 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총체적으로 불신받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다. 상원 원내지도자가 패배한 것은 1952년 이래 처음이다.

문제는 구멍뚫린 민주당을 구해 낼 참신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57) 뉴욕주 상원의원이 일찌감치 차기 지도자감으로 거론돼 왔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자 그에 대한 평가에도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유력주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부출신 진보주의자들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사실이 드러난 이상 차기 선거에서의 그의 득표력을 면밀히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원 원내 지도자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네바다주 출신의 해리 리드 의원(64)도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과는 거리가 멀어 위기상황의 민주당을 이끌 지도자로는 쉽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념 부재는 유권자를 하나로 통합할 수 없는 강력한 아젠다가 없다는 것과 상통한다.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공화당이 주도한 핵심 보수적 가치가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는 점이다. 동성애자의 결혼을 금지하는 헌법 수정안을 놓고 찬반의사를 주민투표에 올린 11개 주가 모두 찬성으로 기울었다는 것은 반대로 민주당의 진보적 가치가 대중성을 상실했다는 반증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북동부 가톨릭 이민자에서 남부 농촌지역에 이르는 다양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해 왔다. 민주당이 무너져 내리는 유권자 동맹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30년 대 대공황 당시 실업문제를 아젠다로 국민적 통합을 이뤄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같은 지도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