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한을 품은 여제가 뉴욕에서 부활했다.‘마라톤 여제’ 폴라 래드클리프(30·영국)가 8일(한국시각) 뉴욕 스테튼아일랜드~맨해튼센트럴파크 구간에서 열린 뉴욕마라톤에서 2시간 23분10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수잔 쳅케메이(케냐)는 4초 뒤진 2위. 대회 사상 가장 근소한 시간차로 희비가 갈렸다.
막상막하였다. 8㎞를 남기고는 자리확보를 위해 밀고 밀치는 몸싸움도 벌어졌다. 하지만 래드클리프는 막판 쇄도로 최후의 승자가 됐다. 4년 동안 대회 우승을 독차지했던 ‘케냐 왕조’는 래드클리프가 결승선에서 팔을 번쩍 들자 무너졌다.
우승상금(10만달러)보다 귀한 건 자신감 회복이었다.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인 래드클리프는 8월 아테네올림픽 마라톤 36㎞ 지점에서 눈물을 흘리며 중도하차 한 바 있다. 1만m 역시 중간에 기권해 그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기록보다 우승이, 우승보다 되찾은 자신이 더 소중하다"며 기뻐했다.
남자부 우승 역시 사타구니 통증 때문에 아테네에서 좌절했던 헨드릭 라말라(남아프리카공화국·2시간9분28초)의 차지였다. 생애 첫 우승.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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