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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회담 안팎/金의장, 유감 표명 종용… 李총리 "존중" 정상화 실마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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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회담 안팎/金의장, 유감 표명 종용… 李총리 "존중" 정상화 실마리 찾나

입력
200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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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8일 김원기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회담까지 열었으나 12일째나 계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에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그러나 회담 후 김 의장이 이해찬 총리의 유감표명을 종용하고 이 총리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회 경색국면에 변화가 생겼다. 일각에서는 국회 정상화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으나 여야 내부의 복잡한 구도 등으로 낙관적인 예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유감 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국회의장의 뜻을 충분히 알았고 존중한다"며 "입장표명의 시기와 장소에 대해선 여야간 국회에서의 논의를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가 열리면 유감 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반응은 일단 무덤덤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총리의 언급은 기존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이 총리가 먼저 사과하면 그 수준을 보고 향후 입장을 정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과 자체보다는 수위와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이 "총리가 나가서 할 때까지는 우리는 입장 표명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고 밝힌 대목은 음미해 볼 만하다. 이 총리로서는 나름대로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는데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를 상정한 ‘체면 지키기’로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김 의장 중재의 원내대표회담은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의 공개 없이 1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터보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지만 확실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회담 직후 "타결 된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의장이 중재안을 제시했고 양당 대표가 입장을 표명한 것 자체만으로도 진전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도 "이 총리와 여권의 잘못된 태도를 분명히 지적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고 한나라당 입장을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담에서는 ‘4대 개혁입법’ 처리 방법이라는 또 다른 쟁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천 대표가 한달 전 원내대표 회담에서 중요한 법이나 정책을 결정할 때 야당을 존중하고 합의정신을 지키겠다고 밝힌 발표문안도 있다"고 압박했다. 4대 개혁입법의 합의처리를 약속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천 대표는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얘기라 별도로 약속할 필요가 없다"고 대꾸했다.

양당은 모두 대표회담 뒤 각각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우리당 박영선 원내공보부대표는 "국회의장의 중재 결과를 9일까지 지켜보겠다"며 한나라당의 변화를 기대했고,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사과 수위를 보고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 총리의 사과 내용과 수위가 초점이 된 셈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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