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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제자 이정우에 쓴소리/ "오해 해명하려 말고 분배얘기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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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제자 이정우에 쓴소리/ "오해 해명하려 말고 분배얘기 그만"

입력
200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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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정우(사진 오른쪽)정책기획위원장이 지난달 한 강연회에서 대학 은사인 조순 (사진 왼쪽)전 부총리에게 쓴소리를 들었던 것으로 8일 확인됐다.이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주최 포럼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자리에는 이 위원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 스승이었던 조 전 부총리도 참석했다.

강연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부총리는 이 위원장 강연이 끝난 뒤 "이런 강연이 또 있을 때에는 오해를 해명하려 하지 말고 ‘앞으로 이러한 것을 한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말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오해를 받지 않도록 행동하고 예를 들어 분배 얘기는 입밖에 내지 말아라"면서 "학자가 얘기하는 것과 직함이 있는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네덜란드 모델 등 노조 경영참여가 있어야 경영도 잘 된다는 이 위원장의 설명에 대해 "앞으로는 (그 얘기를) 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며 "지금 국민들이 참여정부를 오해하는 이유는 불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 우파간) 논쟁이 벌어지고 논쟁을 하면 할수록 불신이 많아지고 국론이 분열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총리는 정부 정책이 경쟁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교육에 대해서도 정부가 자꾸 조정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식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평준화를 고집하더라도 과감하게 입시, 교수채용, 교과 내용 등을 일체 총장에게 맡기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고 수요, 공급이 제대로 조절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이 너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총리는 "이정우 위원장이 많은 동기생들중 가장 탁월한 사람이었다"는 칭찬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내가 경제원론 책을 쓸 때 5명이 도와줬는데 상급생이 아닌 2학년생으로 이 위원장이 유일하게 참여했고 이 위원장이 쓴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용은 한자도 안 고치고 그대로 채택됐다"고 소개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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