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0년 뒤인 2014년에는 쌀의 국제가격이 현재 보다 55%나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이에 따라 쌀 협상에서 관세화 유예를 얻기 위해 무리한 양보를 하는 것보다는 관세화로 전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8일 농림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펴낸 ‘중장기 세계농업전망’ 자료에서 국제 곡물시장에서 쌀과 밀, 옥수수 등 3대 식량작물 가운데 쌀 가격만 2004년 톤당 203달러에서 2014년 316달러로 55.2%나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2004년 152.7달러/톤 → 2014년 152.9달러/톤)과 옥수수(104.9달러/톤 →113.7달러/톤)의 예상 상승률은 각각 0.1%와 8.3%에 불과했다
중국 쌀값도 현재 톤당 2,265위안(30만2,600원)에서 2014년에는 3,818위안(51만원)으로 2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국내 쌀값이 15% 가량 하락한다는 농촌경제연구원 분석을 감안할 경우 한국과 중국의 쌀 가격차이가 현재 6대1에서 2~3대1 수준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쌀 가격이 높아질수록 관세화 유예보다는 관세화가 시장 보호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쌀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관세화가 유예되면 매년 비싼 돈을 주고 의무수입물량(MMA)을 수입해야 하지만, 관세화가 이뤄지면 고율 관세로 국내 쌀시장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난항을 겪고 있는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이달 19일을 전후해서 그동안의 쌀 협상결과를 공개하고 여론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이 우리측 협상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경제적 실리를 따져 관세화 유예를 포기하고 관세화를 선언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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