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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계 ‘아우성’/기업 절반 "1,100원땐 감당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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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계 ‘아우성’/기업 절반 "1,100원땐 감당 못한다"

입력
200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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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대를 향해 질주중이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10원 선을 가볍게 무너뜨린 채, 전 주말보다 5.30원 내린 1,105.30원으로 마감했다. 경계매물과 당국개입이 예상되지만, 1,100원대 붕괴는 시간문제로 보인다.원화 절상으로 부문별 희비도 엇갈린다. 물가와 내수엔 청신호이지만, 수출업계는 아우성이다. 환율하락이 ‘한국판 뉴딜’정책(재정) 및 저금리기조(통화)와 조화를 이뤄 내수회복의 시너지를 낼 지, 아니면 수출악화를 통해 경기침체의 골을 더 깊게 할 지는 전문가들도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환율하락 어디까지 국제 전망기관들은 국제적 달러 약세 기조 하에서 현 105엔 대의 엔·달러 환율이 103엔 부근까지 내려가고, 이와 연동해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이민재 부부장은 "1,103원에서 한 차례 저항이 있겠지만 이 선이 무너지면 1,100원도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모니터링 결과 씨티그룹(10월29일치)은 원·달러환율이 6개월 후 1,080원, 1년 후 1,04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리만브라더스(10월28일치)도 1년 후 환율을 달러당 1,065원으로 예측했다. 도이치은행(11월5일치)은 1,100원 전후를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등락은 있겠으나, 기본 흐름은 원화 강세쪽이란 얘기다.

고사위기 몰린 한계수출업체들 원화절상이 수입물가안정→인플레억제→개인 가처분소득증가→구매력확대의 경로를 통해 내수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업계 특히 한계선상에 놓여 있는 중소무역업체들에게는 심각한 위기다.

이날 대한상의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질 경우 절반(50.5%)의 업체가 ‘감내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55.9%는 환율하락 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할 수 없어 원화절상 만큼 채산성이 고스란히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원화절상으로 수출물량도 평균 13.6%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가장 타격이 큰 업종은 섬유 자동차 전자 조선 건설 등. 반면 정유 철강 해운 항공 등은 수입원자재 가격하락과 달러부채 경감으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상의 관계자는 "고유가와 중국금리인상 등 대외환경악화와 맞물린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락하면 수출업체 어려움이 한층 증폭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속도조절을 촉구했다.

한 외환딜러는 "지금의 환율하락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며 "처음부터 환율을 시장에 맡겨놓았으면 점진적 절상이 이뤄졌을 텐데 그 동안 정부가 지나치게 묶어놓았던 탓에 진작 따라갔어야 할 흐름을 뒤늦게 쫓아가느라 충격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박일근기자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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