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호랑이의 포효’를 잠재웠다.구센은 8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7,029야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타이거 우즈(미국)를 가볍게 따돌리고 시즌 5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우승 상금 108만달러를 받은 구센은 이날 버디만 6개를 잡으며 6언더파 64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69타로 우즈(273타)를 2위로 밀어냈다.
우즈와 제이 하스(미국)에 4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구센은 13번홀(파4)에서 이날 4번째 버디를 잡아내며 우즈를 1타차로 제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 다음부터는 구센의 독주였다. 15번(파5), 1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한번 차지한 리더보드 맨 윗줄을 지켰다.
막판 재역전에 나선 우즈는 15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이며 선두 구센을 추격했으나 16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뒤 17번홀(파4)에서도 티샷과 두번째샷이 잇따라 벙커에 빠지면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결혼 후 한달여 만에 필드에 복귀한 우즈는 폭발적인 장타(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300야드·1위)와 정교한 아이언샷(그린적중률 73.6%·공동5위)과 퍼트(평균 29.5개·공동4위)를 선보이는 등 선전을 펼쳤다.
우즈는 "4타차 선두에 나서고도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쳐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퍼트를 마치 장님처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3라운드까지 평균 퍼트 수가 28.3개였던 우즈는 이날 33개로 부진, 최종일 선두로 나섰다가 필 미켈슨(미국)에 역전패했던 2000년 이 대회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새로운 골프황제’ 비제이 싱(피지)은 이날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로 전날 공동16위에서 단독 9위로 뛰어올랐고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는 3타를 줄여 합계 2언더파 278타로 공동 10위에 턱걸이했다.
최경주는 이날 이븐파 70타를 쳐 합계 8오버파 288타로 전체 29명 가운데 27위에 그쳤으나 상금 9만4,800달러를 보태 시즌상금이 2002년에 이어 두번째로 200만달러(207만7,725달러)를 넘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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