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살린 보람으로 편안하게 공부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8일 중앙인사위원회가 발표한 제48회 행정고등고시 검찰사무직에 최종 합격한 이정국(30·사진)씨는 지난 연말 동생 정길(26)씨가 급성 전격성 간부전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이씨는 행시에 5번째 낙방해 좌절감에 빠져있었다.
동생의 병은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70%에 달하는 치명적 질환. 이씨는 동생에게 간 절반을 떼어주는 대신 시험준비는 잠시 접기로 했다. 수술 후유증이 최소 1년은 지속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씨는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끝내고는 불과 한달 뒤부터 채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시험준비를 재개했다. 그리고 이를 악문 노력 끝에 마침내 ‘고시 패스’의 꿈을 이뤄냈다.
이씨는 "육체적으론 힘들었지만 더 안정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며 "외국에 비해 낙후된 과학수사를 실제업무에 접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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