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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보안 두 얼굴 / 행정정보공개 ‘막힌 벽’ 기밀유출은 ‘열린 빗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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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보안 두 얼굴 / 행정정보공개 ‘막힌 벽’ 기밀유출은 ‘열린 빗장’

입력
200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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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군이 보안을 이유로 행정정보 공개는 꺼리면서도 정작 내부에서는 허술한 보안관리로 군사기밀이 줄줄이 새 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8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군의 각종 보안자료 유출 및 관리위반 건수는 215건으로 이 가운데 군사비밀 누설이나 비밀문건 분실 및 손실이 29건이나 됐다. 기관별로는 국방부 본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에서 12건, 육군 158건, 해군 26건, 공군 15건이며 민간인에 의한 군사기밀 유출도 4건이나 발생했다. 또 과거에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전산자료 유출이 지난해 15건이나 발생해 2급 군사기밀과 3급 기밀 각 3건, 대외비 9건이 인터넷을 통해 유출됐다.

군사비밀 문서 건수는 총 59만7,645건인데 지난 1995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보안유출사고는 모두 6,014건으로 해마다 350건을 넘고 있다. 반면 10년간 비밀 및 대외비에서 해제되거나 일반에 공개된 문서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문서 작성 기간이 경과해 일반문서로 분류된 자료만 7,822건이 있었다.

또 국방부가 본부 국·실을 비롯한 26개 군 기관의 올해 하반기 행정정보공개 운영실태를 자체 평가한 결과, 정보 공개 수준이 미흡하고 신속한 민원해결 의지도 부족해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정보 부서인 국방정보본부와 군내 각종 비리를 수사하는 합동조사단, 국방홍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방홍보원 등은 개정 정보공개법령에 따라 자체 정보공개 지침을 개정하도록 했으나 시행하지 않았다. 또한 각 부서에서 생산한 문서는 공개가 결정되면 자체 홈 페이지 ‘행정정보 공개방’에 해당 목록을 게시해야 하는데도 국방부 정책실 산하 대미정책과는 올해 생산한 주요문서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방 행정의 투명화와 효율화를 위해서는 모든 행정정보를 무조건 군사기밀로 분류해 문서고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군의 오랜 관행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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